“기독교 교리 조롱하는 거짓교사들… 타협 말아야”
Q : 교회에서 유신진화론을 가르쳐도 되나요?
A : 유럽 선진국들처럼 우리나라에서도 기독교 인구가 줄고 있다. 특히 청년 세대들의 기독교인 감소 추세가 뚜렷하다. 복음주의 진영에서는 주된 감소 원인으로 세속화를 꼽지만, 유신 진화론자들은 교회가 비과학적인 ‘6일 창조론’(젊은 지구 창조론)을 고수하기 때문에 청년들이 교회를 떠난다고 주장한다. 과연 그럴까.
유신론적 진화론은 ‘하나님의 존재’를 믿으면서 동시에 진화를 과학적 사실로 믿는 견해를 뜻한다. 유신 진화론자들은 창세기 1장에서 11장까지를 대개 은유로 해석하고, 아담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최초의 사람이 아니며 현생인류는 영장류를 통해 진화되어 왔다고 말한다. 또한 창조와 진화는 양자택일의 문제가 아니라 하나님의 창조는 ‘진화’라는 방식으로 시작돼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본다. 공립학교 과학 교과서는 진화론과 지질시대표를 과학적 사실로 수록하고 있다.
유신론적 진화론은 심각한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째 유신 진화론자들은 과학주의에 치우쳐 있다. 과학주의란 과학만이 확실한 지식을 제공한다고 믿는 세계관이다. 그들은 창세기의 창조 기록을 과학이 발달하기 이전의 신화 정도로 취급하며, 과학과 상충하는 고대의 세계관을 반영한 성경구절은 은유적 표현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과학과 신학의 대화’를 통해 과학과 신앙이 상보적 관계에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과학 그 자체와 과학자들의 세계관(과학주의)은 엄연히 다르다. 스티븐 호킹 박사의 모든 주장이 과학은 아니다. 저명한 물리학자 존 폴킹혼은 호킹 박사의 다중우주개념(우주가 10의 500승 정도로 존재한다는 가설)은 관측 자체가 가능하지 않기에 물리학이 아니라 호킹의 형이상학이라고 비판한다. 수학자 파스칼이 말한 것처럼 이성 최후의 사명은 이성의 한계를 고백하는 것이다.
둘째 유신 진화론은 세상이 진화의 메카니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신은 자연에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그러나 성경의 하나님은 우주만물을 창조한 초월적인 신일 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 가운데 활동하는 내재적인 신이다. 성경의 핵심은 아브라함, 모세, 다윗, 사람을 찾아오신 하나님의 이야기다. 이 점에서 유신진화론의 이신론은 성경이 말하는 하나님과 완전히 다르다.
셋째 유신 진화론은 하나님의 선한 성품을 부정한다. 진화론의 핵심 원리는 ‘약육강식’이다. 애완견을 투견장에 던져 싸우게 하는 주인을 과연 선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마찬가지로 ‘약자의 소멸과 파괴’를 전제로 하는 진화되는 세상을 만든 신이라면 그 신은 결코 선한 신이 아니다. 노벨상 수상자인 자크 모노도 진화에서는 선한 신의 개념을 찾을 수 없다고 말한다. 그런데도 유신 진화론자들은 강자생존의 진화론과 “가난하고 병든 약자를 도우라”는 선한 하나님과 조화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넌센스로 볼 수 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유신 진화론자들은 하나님이 아담을 직접 자신의 형상으로 창조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그들에게 아담은 최초의 사람이 아니다. 현생 인류는 영장류들이 진화되어 왔기에 영장류가 현생 인류의 조상이라고 본다. 이들에 의하면 죽음은 아담 이전부터 있었던 것으로 진화 과정에서 불가피한 것이다. 그러나 성경은 분명히 아담의 범죄로 말미암아 죽음이 들어왔다고 말한다.
조직신학자 웨인 그루뎀에 따르면 유신 진화론은 핵심교리를 무너뜨린다. 유신 진화론의 잣대로 보면 죄와 죽음이 아담의 원죄로 들어온 것이 아니며, 예수님이 굳이 죄와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실 이유도 없어진다. 그래서 그루뎀은 아담의 원죄와 그리스도의 대속의 교리를 부정하는 유신 진화론을 수용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한다.
결론적으로 복음주의 교회는 유신진화론을 받아들일 수 없다. 유신론적 진화론을 수용한 유럽교회의 현재 모습은 텅빈 예배당뿐이다. 사도 베드로는 마지막 시대에 거짓교사들이 말씀에 의한 창조, 노아홍수의 역사성, 주님의 재림의 약속을 조롱할 것이라고 예언했다(벧후 3:4~5). 복음주의 교회는 성경의 핵심교리를 부정하는 유신론전 진화론과 타협해선 안된다. 사도 베드로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
김기호 한동대 교수·기독교변증가
창조와 진화에 대한 세가지 견해(박희주 옮김·IVP)
기원에 대한 기독교의 대표적 견해는 젊은 지구창조론, 오랜 지구창조론, 그리고 유신론적 진화론이다.
이 책은 세 가지 견해를 서로 비교할 수 있도록 전문가들의 논문과 논평으로 구성돼 있다.
창조와 진화에 관한 기독교 안팎의 다양한 견해를 접하고 싶은 이들에게 유용한 책이다. 각각의 견해에 대한 장단점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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