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고 또 뛰고…배지환 ‘발야구’ 통했다

김효경 2023. 4. 27.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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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LA다저스와의 경기에서 펄펄 난 피츠버그 배지환. 그는 이날 4타수 2안타 2득점에 도루 2개를 기록했다. [AP=연합뉴스]

메이저리그(MLB) 피츠버그 파이리츠 배지환(24)의 ‘발 야구’가 또다시 빛났다.

배지환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LA 다저스와의 홈 경기에서 8번 타자·중견수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득점에 도루 2개를 기록했다. 배지환이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한 건 올 시즌 두 번째다. 시즌 타율은 0.224(67타수 15안타).

배지환은 지난 4경기에서는 침묵했다. 9타수 무안타에 사사구도 얻어내지 못했다. 출루를 하지 못하니 자신의 강점인 스피드를 활용할 수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도 출발은 좋지 않았다. 2회 초 수비에서 뜬공을 잡지 못하고 떨어뜨렸다.

하지만 배지환은 곧 자신의 실수를 만회했다. 2회 말 1사 다저스 선발 노아 신더가드의 시속 90마일(145㎞)짜리 커터를 잡아당겨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2루수 미겔 바르가스가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은 뒤 1루로 송구했지만, 배지환의 발이 더 빨랐다.

배지환의 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오스틴 헤지스가 타석에 들어선 상황에서 과감하게 도루를 성공시켰다. 변화구 타이밍을 노리고 가볍게 2루를 훔쳤다. 시즌 6호 도루. 이후 키브라이언 헤이스의 우전안타가 터지면서 홈을 밟았다. 어깨가 강한 우익수 제이슨 헤이워드가 홈으로 공을 던졌지만, 여유 있게 득점을 올렸다.

배지환은 3-2로 앞선 4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를 쳤다. 상대 투수 신더가드의 커브를 공략해 1루 땅볼을 친 뒤 빠른 발로 내달려 안타를 만들었다. 배지환은 다시 2루를 훔쳤고, 다음 타자 헤지스의 우중간 적시타 때 득점을 추가했다. 피츠버그는 앤드루 맥커친의 홈런까지 터지면서 4회에만 4점을 뽑아 7-2로 달아났다.

배지환은 5회 말 2사 3루에서는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8회 무사 1루에서는 희생번트를 댔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투수 케일럽 퍼거슨이 2루에 송구해 선행 주자를 아웃시켰다. 피츠버그는 불펜진이 무너지면서 7-8로 역전패했다. 지난 18일부터 이어온 7연승 행진에도 마침표를 찍었다.

그래도 배지환의 맹활약은 피츠버그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왼손 타자인 배지환은 타석에서 공을 때린 뒤 자연스럽게 몸이 1루 쪽으로 쏠리는 스타일이다.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홈에서 1루까지 도달하는 데 평균 4.08초가 걸렸다. 코빈 캐럴(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4.06초)에 이어 MLB 전체 2위다. 빠른 발 덕분에 올 시즌 기록한 안타 15개 중 7개가 내야안타다.

스프린트 속도도 1초당 8.9m로 MLB 상위 4%(19위)에 든다. 도루 능력도 뛰어나다. 도루 7개로 내셔널리그 4위다. 도루 실패는 1개뿐이다. MLB는 올 시즌 베이스 크기를 15인치에서 18인치로 늘렸다. 그러면서 도루 성공률이 높아졌는데 배지환은 그런 흐름을 잘 이용하고 있다.

한국인 역대 최다 도루 기록도 여유 있게 갈아치울 것으로 보인다. 현재 추세라면 산술적으로 도루 47개까지 가능하다. 한국 선수의 종전 최다 도루는 2010년 추신수가 기록한 22개다.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출전 기회가 늘어난 배지환이 출루율(0.288)만 끌어올린다면 도루왕 타이틀에도 도전할 만하다. 1위 로널드 아쿠냐(애틀랜타 브레이브스)는 13개의 베이스를 훔쳤다.

■ 배지환의 번개같은 발

「 시즌 도루 : 7개(MLB 전체 7위)
1루 도달시간 : 평균 4.08초(2위)
스프린트 속도 : 초당 8.9m(19위)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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