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변화시키자”… 하루 두차례 기도 집회

박성희 2023. 4. 26.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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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한빛교회 백용현 담임목사
한빛교회가 2015년부터 시작한 '50일 기도학교'는 교단을 초월해 국내외 660개 교회가 '기도협약교회'로 함께 참여하고 있다.


대전에 위치한 한빛교회(기독교대한감리회)는 “기도로 세계를 변화시켜라”는 표어 아래 매일 새벽 5시, 저녁 7시 30분 두 차례 기도회를 진행하고 있다. 매일 두 번의 기도회를 직접 인도하는 백용현(62·아래 사진) 담임목사는 “기도의 골방은 세상에서 가장 작은 곳이지만 하나님께서 능력을 베푸시면 세상에서 가장 능력 있는 골방이 된다”며 “기도가 세상을 변화시킨다”고 강조했다.


지난 13일 만난 백 목사는 한국교회 자타공인 ‘기도운동가’이다. 한빛교회가 2015년부터 시작한 ‘50일 기도학교’는 현재 교단을 초월해 국내외 660개 교회가 ‘기도협약교회’라는 이름으로 함께하고 있다. 또한 백 목사의 저서 ‘기도학교’는 영어는 물론 베트남어, 중국어, 포르투칼어, 스리랑카어 등으로 번역되어 전 세계에 기도 동역자를 세우는 데 쓰이고 있다.

백 목사는 “한빛교회만 열심으로 기도한다면 오랜 시간이 흐른 뒤에는 고목이 되고 말 것”이라며 “다른 교회와 함께 기도하여 한국교회 안에 기도의 숲을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015년 1월 백 목사가 한빛교회에 부임했을 때 성도 수는 4000명이었다. 그중 새벽기도에 참석한 성도는 100명뿐이었다.

백 목사는 그 모습에 바로 그해 3월 ‘50일 기도학교’를 시작했다. 기도학교는 교회가 성도들에게 적극적으로 기도를 가르치고 교육하면 누구든지 기도자로 세워질 수 있다는 믿음에서 출발했다. 교회가 성도들에게 새벽기도에 나오라고 광고만 하는 것이 아니라 새벽기도의 필요성을 스스로 느낄 수 있도록 교육하니 기도학교가 끝난 후 새벽기도 참석 성도 수는 1000명으로 늘었다. 그렇게 2015년에 시작한 ‘50일 기도학교’는 지금까지 매년 이어지고 있으며 현재 성도 8000명 중 2000명 이상이 새벽기도에 참석하고 있다.

백 목사는 “교회는 기도하는 집”이라며 “이러한 교회의 정체성 아래 성도들의 신앙생활도 뜨거워졌다”고 말했다.

치과원장인 오재혁 권사는 4대 기독교 집안의 성도이지만 단 한 번도 새벽기도를 나간 적이 없다. 새벽기도는 목회자와 장로들만 드리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던 차에 오 권사는 2019년 ‘50일 기도학교’ 홍보지를 보고 궁금한 마음에 참석했다가 그 후부터 지금까지 새벽예배는 물론 저녁예배까지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절대로 가지 않던 사람이 기도의 자리를 찾게 되는 이유는 바로 “직접 체험한 기도의 능력” 때문이다.

한빛교회 전경.


한빛교회는 매주 주일예배 시간에 성도들이 기도 간증을 하고 있다. 매주 한 사람씩 총 3분의 영상으로 삶에서 직접 경험한 하나님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교회가 역동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매주 다른 하나님의 이야기가 이어지는 것을 보며 어린아이들부터 노년의 성도까지 매일 기도하러 교회 문턱을 밟는다.

한빛교회는 2016년부터 매년(코로나 기간 제외) 8월 첫 주에 3일 동안 기도컨퍼런스를 열고 있다. 지난해 전국의 1000개 교회에서 5000명이 참석했다. 새벽 5시부터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기도 컨퍼런스는 참가비 전액 무료로 진행된다. 전 교구가 협약교회와 매칭되어 기도컨퍼런스 2주 전부터 24시간 릴레이로 중보기도를 하고 협약교회의 필요를 십시일반 지원하고 있다.

백 목사는 “교회 역사를 보면 부흥의 시대는 교회가 기도로 연합했을 때”라며 “이제는 물질적인 연합, 행사를 위한 연합이 아닌 한국교회가 기도로 연합할 때”라고 한국교회의 기도 부흥의 필요성을 밝혔다. 한빛교회는 기도컨퍼런스 외에도 협약교회의 교회시설 및 선교활동을 지원하는 ‘선교 아웃리치’와 목회자 사모의 기도 협력을 위한 ‘사모 리트릿’ 등을 매년 진행하고 있다.

백 목사가 기도운동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용문산 기도원의 영향이 크다. 한빛교회에 부임 전 1990년부터 2014년까지 경남 거창에서 목회하며 가까운 김천 용문산기도원을 자주 찾았다. 재단법인 기독교대한감리회 용문산기도원은 1963년 4월 30일 이후 지금까지 365일 24시간 쉬지 않고 나라와 민족을 위한 릴레이 기도를 하고 있다. 올해로 60년을 맞이한 ‘용문산기도원 구국 기도운동’을 백 목사는 “이제는 지역교회가 계승하자”고 제안한다. 기도의 자리를 기도원에서 교회로 옮겨서 이어가자는 이야기다.

현재 전국에는 한빛교회를 비롯해 6600여 감리교회가 있다. 교단 차원에서 한 교회가 하루씩 릴레이로 기도하면 기도의 불이 100년 동안 꺼지지 않기 때문에 백 목사는 ‘감리교회 100년 기도운동’으로 이름 붙였다. 백 목사는 오는 29일 ‘용문산기도원 구국제단 60주년 학술세미나’에 발제자로 참여해 감리교회 100년 기도운동을 제안할 예정이다.

백 목사는 “한국교회가 어려워진 이유는 교회가 기도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를 살릴 뜨거운 기도운동이 이제는 기도원을 넘어 지역교회로 흘러가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성희 객원기자 jonggy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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