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수에도 재건축이? 대흥·성원·동진 1·7호선에 구로선까지 ‘트리플 역세권’ [재건축 임장노트] (15)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4. 26.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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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이 북적이는 서울 도심과 달리 조용한 구로구 온수동. 온수역 4번 출구를 나와 골목 사이로 걷다 보면 빨간 벽돌로 지어진 3층짜리 노후 연립주택 단지들이 모여 있다. 단지 너머로 보이는 고층 아파트(e편한세상온수역 등)와 달리 조용한 분위기의 이 단지는 그동안 통합재건축을 추진해온 대흥·성원·동진빌라다.

이곳에 사는 주민 A씨는 “일대는 개발이 덜 된 곳도 많고 대부분 지역이 노후했다”며 “하지만 개발 호재가 많고, 개발만 이뤄지면 노후했던 온수동이 쾌적한 주거지로 바뀔 것”이라고 기대한다.

서울 구로구 온수동은 전통적으로 공장이 많고 재건축 연한을 훌쩍 넘긴 단지가 밀집해 구로구에서도 낙후 지역으로 꼽힌다. 하지만 지하철 1·7호선 온수역을 이용하면 도심과 강남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부천 경계와 맞닿아 있어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서울 진입을 노리는 내집마련 실수요자에게는 꾸준히 관심을 받아온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는 그동안 대흥빌라(244가구), 성원빌라(251가구), 동진빌라(246가구)가 소리 소문 없이 통합재건축을 추진해왔다. 오랜 기간 공업 지역 이미지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던 동네가 쾌적한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은다.

1985~1988년 준공한 대흥·성원·동진빌라는 세 단지를 합쳐 현재 741가구 규모다. 대지면적(5만5926㎡)이 넓은 데 비해 세 단지 모두 3층짜리로 지어진 연립주택이라 용적률(79~88%)이 두 자릿수로 낮다. 용적률이 낮을수록 재건축 사업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평형 구성은 조금씩 다르지만 세 단지가 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데다 단지 규모, 용적률, 대지면적, 단위면적당 대지지분 등 여러 건축 요건이 비슷한 덕분에 통합재건축을 진행하기에도 편리한 조건을 갖췄다.

대흥·성원·동진빌라는 2008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같은 해 재건축추진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추진위 승인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탓에 재건축 사업이 중단되는 듯했지만 이후 부동산 경기가 풀리면서 2016년 조합설립인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당시 주택 소유주 94.38%가 재건축 조합 설립에 동의했을 정도로 재건축 열망이 높았다. 이후 통합재건축 단지는 2018년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이듬해인 2019년에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741→1148→1167가구?

사업시행 변경 인가 추진 중

지난해 말에는 재건축 규모를 기존보다 확대해 1148가구로 확정했다. 지난해 12월 서울시는 제13차 도시계획위원회를 개최하고 ‘온수역 일대 지구단위계획 변경과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정비계획 및 정비구역 변경 지정(안)’을 수정 가결했다. 그 결과 기존 계획(총 988가구)에서 총 1148가구(공공주택 81가구 포함)로 늘리는 내용의 정비계획 변경을 추진했다.

정비계획안이 서울시를 통과했는데도 대흥·성원·동진빌라는 최근 다시 설계를 변경해 가구 수를 1167가구로 늘리는 안을 추진 중이다. 기존 1148가구 건축 계획안이 ▲전용 50㎡ 이하 140가구 ▲전용 50~60㎡ 283가구 ▲전용 60~85㎡ 677가구 ▲전용 85㎡ 초과 49가구를 짓는다는 계획이었는데 여기서 19가구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이렇게 재건축 팔부능선을 넘은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사업은 나름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재건축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서 징구 당시 주택 소유주 94.38%가 동의했을 정도로 재건축 열망이 높았던 덕분이다. 주택이 노후하기는 했지만 사업성이 훌륭하고 교통 입지가 좋아 재건축 후 가치를 재평가받을 거라는 기대도 높다.

프롭테크 플랫폼 다윈중개에 따르면 재건축 사업성 점수는 ▲성원빌라(104점) ▲동진빌라(102점) ▲대흥빌라(98점) 순으로 높다.

재건축 사업성 점수가 100점이면 조합원이 추가 분담금을 내지 않고도 기존 평형과 같은 아파트를 배정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점수가 100을 넘기면, 같은 평형 아파트를 배정받고도 이익을 환급받는다는 뜻이다.

예컨대 성원빌라의 23평형은 대지지분이 22평으로 25평이나 32평짜리 새 아파트는 추가 분담금 없이 배정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히려 이익을 돌려받는 구조다. 세 단지 중 사업성 점수가 낮은 편인 대흥빌라 20평형도 재건축 후 25평은 추가 분담금이 거의 없이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단지는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돼 있어 최근 실거래된 사례(직거래 제외)는 없지만 23평형이 6억~6억5000만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행정구역상 부천이지만 이웃 단지인 괴안동 e편한세상온수역에서는 올 2월 전용 59㎡가 6억7900만원에 실거래된 점을 고려하면 입지가 더 좋은 대흥·성원·동진빌라 시세는 이를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통합재건축을 진행 중인 서울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중 대흥빌라 단지 내부 모습. 빨간 벽돌로 지어진 이 연립주택은 준공 40년 차를 향해 가고 있다. (윤관식 기자)
교통 입지가 좋은 것도 장점이다. 대흥·성원·동진빌라는 단지 바로 옆에 온수역을 끼고 있다. 온수역은 1호선과 7호선이 지나는 ‘더블 역세권’으로 강남과 도심으로 접근성이 좋아 출퇴근이 편리하다. 가산디지털단지로 출퇴근하는 직장인에게도 선호도가 높은 위치다. 여의도와 구로디지털단지 등 지역으로도 30분 내로 도착할 수 있어 직주근접도 우수하다.

또 온수동은 신구로선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노선 수혜지로도 꼽힌다.

시흥 대야에서 서울 목동까지 잇는 신구로선은 국토교통부가 2021년 6월 ‘제4차 국가 철도망 구축 계획’에 반영한 바 있다.

신구로선은 온수역, 2호선 환승이 가능한 양천구청역, 5호선 환승이 가능한 목동역까지 운행될 예정이다. 신구로선이 개통하면 시흥에서 목동까지 이동 시간이 45분에서 15분으로 대폭 단축된다. 2030년 완공을 목표로 사업이 진행 중이다. GTX B노선의 경우 7호선 부천종합운동장역이나 1호선 신도림역에서 환승하면 쉽게 이용할 수 있다. 신도림과 여의도, 용산, 서울역 등 도심 접근성이 한층 더 개선될 전망이다. GTX B노선은 2027년 개통 예정이다.

온수동 일대 개발 호재도 풍부하다. 온수동은 서울시 특별계획가능구역으로 지정돼 온수역을 중심으로 역세권 개발 사업이 진행된다.

오류동 화창기공 부지(9600㎡)와 동부제강 일대(9만7100㎡)를 활용해 노후 산업시설 부지로 탈바꿈한다. 특히 요충지 역할을 맡은 서울 럭비장 부지에는 5만4000㎡ 규모 공동주택 복합 단지가 들어선다. 총 5000가구가 넘는 대규모 주거 단지와 상업시설, 업무시설, 오피스텔 등이 조성된다. 해당 사업은 최근 인수가 마무리되면서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서해종합건설은 지난달 온수동 럭비 경기장 부지 등 현송교육문화재단 보유 부동산을 5510억원에 인수했다. 일대가 개발을 모두 마치면 총 7000가구에 달하는 미니 신도시급 주거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단점이 있다면 온수변전소 지하화 문제다. 동진빌라 북쪽에 있는 변전소가 있고 단지 내 철탑 위로 고압선이 지난다. 그동안 조합이 건축 계획 변경을 추진해온 이유기도 하다.

조합은 한국전력에 지상철탑을 지하화하고 지상에 공원을 설치해줄 것을 요구했는데, 한전이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조합이 지하화 공사비용을 부담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비용을 부담하는 대신 조합은 가구 수를 조금이나마 늘릴 수 있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6호 (2023.04.26~2023.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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