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방미 '하이라이트' 정상회담… 경제안보부터 워싱턴 선언까지(종합)
경제안보 분야는 '실익'이 관건… 반도체 및 IRA 韓 입장 전할 듯
최대 관심사 '워싱턴 선언'… 미 전략자산의 상시 전개 예고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6일(현지시간) 오전 공식 환영행사를 시작으로, 하이라이트인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확장억제와 경제안보 협력 강화, 인적교류 확대 등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회담을 마친 뒤에는 두 정상이 확장억제 강화 방안을 별도로 담은 이른바 '워싱턴 선언'을 내놓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축하하는 공식환영식이 오전 10시부터 백악관 사우스론 잔디광장에서 30분 가량 열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환영사를 하고 윤 대통령이 답사에 나선다. 국빈 방문에 걸맞게 의장대 사열과 예포 발사 등이 이어진다. 정상회담은 소인수회담과 확대 정상회담 순으로 진행한다. 회담이 끝나면 두 정상이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직접 회담 결과를 발표하고 양국 기자단의 질문도 받는다.
한미정상회담에는 ▲한미연합방위태세 공고화 및 확장억제 구체화 ▲안정적 공급망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등 경제안보협력 구체화 ▲정보사이버 우주영역 협력 심화 ▲양국 미래세대 교류 뒷받침 ▲인태지역 포함 글로벌 과제 공조 방안 모색 등이 의제로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세부적으로는 반도체 지원법과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대한 논의도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IRA 관련해서는 미국 정부가 최종 발표한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 자동차 기업들은 제외된 상태다. 이에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중국 의존도를 낮출 때까지 최대한 시간을 버는 게 관건이다. 결과적으로는 시간적 유예 확보, 세부 규정 적용 유연화 등을 통해 당장의 피해를 줄이는 방안이 필요하다.
반도체 역시 미 정부가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 등 예민한 정보를 기업들에게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양 정상들의 입장 정리가 요구된다. 국내 업계는 한목소리로 "무리한 조항"이라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기밀 자료 제출 범위 최소화 등 합의점을 기대하고 있다. 한미 간 사이버안보 협력 강화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미국과의 정보동맹을 더 굳건히 하고 일본 등 다른 파트너들의 참여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 있어서다.
최대 관심사는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양국의 확장억제 강화 방안이다. 대통령실과 미국 측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워싱턴 선언'의 채택·공개를 예고한 상태다. 양국 정상이 대북 확장억제에 관한 별도의 성명을 채택하는 것은 처음으로 핵추진잠수함을 포함한 미국의 전략자산 전개도 늘리는 방안까지 담겼다. 다만 전술핵 재배치나 독자 핵무장론에는 분명히 선을 그을 방침이다.
여기에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인 NCG(Nuclear Consultative Group) 창설 방안도 포함될 예정이다.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해 강화된 수준의 별도 성명을 넘어, 더욱 포괄적이고 실천적 의지를 담은 '선언'에 나서겠다는 얘기다. 한미 안보협력이 새로운 차원으로 격상됐다는 평가가 기대되는 부분이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 역시 정상회담 전 사전브리핑을 통해 "NCG는 한국이 잠재적 핵 위기에서 벗어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하고, 우발적인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에 추가적인 지원을 제공하기 위한 협의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 선언에는 핵탄도미사일잠수함(SSBN)의 한국 방문을 포함한 미 전략자산의 상시 전개를 통해 억제력을 더욱 가시화하는 방안도 담긴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미국의 전략자산이 한국에 들어와 대응할 수 있다는 취지다. 다른 고위당국자는 SSBN의 한국 방문은 1980년대 초 이후도 없었다고 상징성을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한미연합 훈련과 연습, 시뮬레이션 활동을 강화해 북한의 위협을 억제 및 방어하는 한미 동맹의 접근법을 향상시킬 것이다. 여기엔 한국의 재래식 자산을 우리의 전략적 계획에 더 잘 통합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전했다.
다만 한국이 미국의 핵무기를 재배치하거나 한국 독자 핵무기 개발을 하지 않는 비핵화 유지를 준수 약속도 담길 것으로 보인다. 고위 당국자는 "미국 외교정책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는 진전된 역량을 가진 인도·태평양의 여러 국가가 평화와 안정 유지에 대한 미국의 약속에 의지해 핵무기를 만들지 않기로 선택했다는 점"이라며 "우리는 북한과 다른 나라의 도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노력이 유지돼야 한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른 당국자는 "냉전 때처럼 한반도에 전술핵이나 다른 종류의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비전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전략자산 영구 배치 및 주둔 여부에 대해서도 "전략자산의 더 빈번한 방문과 배치와 관련해 SSBN의 한국 방문은 우리의 확장억제의 강력함을 매우 명확하게 보여주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그러나 추가적인 자산의 영구배치나 주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이 프레임워크 아래에선 어떠한 핵 자산도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DC=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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