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수 50억 클럽 의혹' 檢, 우리은행 전직 임원 2명 압수수색

김민중, 허정원 2023. 4. 26.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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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별검사. 그는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50억 클럽’ 의혹을 받고 있다. 중앙포토

박영수 전 특별검사의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전직 우리은행 임원 2명에 대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부장 엄희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수재 혐의로 우리은행 본점 대출심사 관련 부서, 전직 우리은행 부행장급 임원 2명의 주거지·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 전 특검과 양재식 전 특검보는 2014년 김만배·남욱·정영학 등으로부터 “우리가 만들려는 대장동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이 출자자로 참여하고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하도록 힘 써달라”는 청탁과 함께 추후 200억원 상당의 땅과 건물 등을 받기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당초 청탁금액이 50억원가량인 것으로 의심됐지만, 그보다 150억원이 늘었다. 사건 발생 당시 박 전 특검은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이었다.

그 후 김만배씨 등은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만들어 2015년 3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는데, 이때 우리은행이 컨소시엄에 써준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의향서가 영향을 미쳤다. 당시 성남의뜰은 성남도시개발공사로부터 재원조달계획 분야에서 180점 만점 가운데 179점을 받았다. 경쟁자였던 산업은행 컨소시엄이 167점, 메리츠종금증권 컨소시엄이 161점을 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다만 우리은행은 성남의뜰 컨소시엄 출자자로 참여하진 않았다. 우리은행 측은 “참여를 검토하다 도시개발사업에 대한 대출을 금지하는 내부 규정 등 때문에 2014년 12월 철회했다”는 취지로 검찰에 진술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달 30일 박 전 특검과 양 전 특검보의 주거지·사무실, 우리은행 본점 등을 압수수색했다. 26일엔 박 전 특검 등으로부터 지시를 받았다고 알려진 우리은행 임원들에 집중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이다.

검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대로 전직 우리은행 임직원 2명 등에 대한 소환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박영수, 사업초기 5억원 왜 김만배 일당에 줬나


아울러 검찰은 성남의뜰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고 한 달 뒤인 2015년 4월 박 전 특검이 5억원을 대장동 일당에게 건넨 배경을 파헤치고 있다. 박 전 특검이 추후 200억원 상당 부동산을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받을 때 ‘정당한 투자(5억원)에 따른 정당한 수익(200억원)’이라는 외관을 꾸밀 목적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의심한다.

검찰 내에선 “김만배 일당이 박 전 특검으로부터 일종의 ‘담보장치’를 마련한 것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김민중·허정원 기자 kim.minjo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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