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륙양용→수상→전세버스→전용차로...김골라 대책에 더 골난다

김민욱, 나운채, 문희철 2023. 4. 26. 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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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김포골드라인을 이용하는 시민들이김포공항역에서 하차하고 있다. 뉴스1

정부와 서울시가 ‘김포골드라인’ 혼잡도를 완화하기 위해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일반 도로 정체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11일 골드라인 승객 실신 사고 이후 수륙양용 버스 등 여러 대책이 나왔지만, 대부분 실효성을 의심받고 있다.


5월 말까지 전용차로 늘린다


서울시는 다음달 말까지 강서구 개화역~김포공항역 사이 2㎞ 구간에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하겠다고 26일 밝혔다. 이미 개화역과 김포 고촌을 잇는 3.4㎞ 구간엔 전용차로가 운용 중이다. 버스전용차로를 추가로 만들면, 총 5.4㎞ 구간을 빠져나가는 버스 이동시간이 20.9분에서 10.4분으로 10분가량 줄 것으로 보인다. 버스전용차로를 통해 김포골드라인에 집중된 대중교통 수요를 시내(전세)버스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게 정부와 서울시 판단이다.
하지만 추가될 전용차로는 여건상 도로 정중앙이 아닌 바깥쪽에 설치해야 한다. 바깥 차선은 고속도로 나들목(IC)과 지하차도·교차로 등과 연결된다. 이에 전용차로를 표시하는 ‘실선’을 제대로 그을 수 있는 구간은 2㎞ 가운데 800m 정도다.
가로변 버스전용차로 자료사진. 뉴스1


전용차로에 교통체증 가중될 수도


이에 대해 이수범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교수는 “시민이 출·퇴근 시간대 ‘콩나물시루’ 같은 김포골드라인을 타는 건 정시성과 신속성 때문”이라며 “버스전용차로가 추가로 운용되면 버스 정시성 확보엔 도움이 되겠지만, 주변 도로 혼잡이 극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10대 여학생 등 쓰러진 뒤 대책 봇물


앞서 지난 11일 오전 김포골드라인을 탄 10대 여학생과 30대 여성이 호흡곤란을 호소하며 쓰러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후 정부와 서울시·경기도 중심으로 대책이 쏟아져 나왔다. 발표 나흘 만에 폐기한 대책도 있다.
당초 서울시는 지난 14일 수륙양용버스 운영 계획을 내놨다. 한강과 도로 모두 다닐 수 있다는 게 장점으로 꼽혔다. 하지만 대당 20억~30억원인 가격 대비 적은 수송인원(40명)과 느린 속도(시속 15㎞), 안전 논란 등으로 부적합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 관계자도 “전시행정에 가깝다”고 했다.
수륙양용버스 자료사진. [자료 서울시]


'쓱' 사라진 김골라 대책


이후 서울시는 18일 수륙양용버스 대신 행주대교~잠실 사이 구간에 리버버스(river bus)를 운행하겠다고 했다. 나흘 만에 수륙양용에서 수상버스로 급선회했다. 김포시민이 셔틀버스나 노선버스 등으로 행주대교 남단 선착장에 도착한 뒤 리버버스로 갈아타면 서울 여의도까지 20분 이내에 도착할 수 있다는 게 서울시 설명이다. 리버버스는 속도가 시속 50㎞ 안팎으로 한 번에 200명가량 탈 수 있다.

그러나 이번에 접근성 문제가 제기됐다. 한강은 고수부지가 넓어 선착장에서 내린 뒤 환승하려면 이동거리·시간이 만만치 않다. 또 2018년 당시 리버버스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편익비율(B/C) 값이 0.42로 나타났다. 이 수치가 1 이상이어야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따릉이(공공자전거 이용 서비스), 전동 킥보드 같은 개인형 이동수단(PM)으로 불편을 덜 수 있다”며 “(2018년과 지금은 여건이 다르다) 접근성이 개선되고 선착장도 늘어나면 가능성 있다”고 말했다.

경기 김포시는 골드라인 혼잡도 완화를 위해 투입중인 버스. 뉴스1

경기도·김포시는 지난 24일 전세 버스를 투입했다. 하지만 골드라인 혼잡도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지자체가 단발적이고 즉흥적인 대책을 내놓고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중앙정부와 지자체, 전문가 등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효율적인 정책을 고민해 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골드라인은 경기 김포시와 서울 강서구를 잇는 23.67㎞ 구간 경전철 노선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출자한 자회사 김포골드라인운영㈜이 운영한다. 그런데 열차는 2량으로 편성됐다. 처음에는 4량으로 편성됐다가 경제성이 없다며 절반으로 줄였다. 역사 승강장도 2량 규모(33m)에 맞춰 만들었다.

김민욱·문희철·나운채 기자 kim.min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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