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전 대통령 책방 손님맞이…“꾸준하게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다”

전날 책방을 개업한 문재인 전 대통령이 40여분간 찾아온 손님을 맞고 계산을 하는 등 첫 업무를 했다.

26일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의 ‘평산 책방’에서 문 전 대통령은 개업 첫날 손님이 많이 온 것 같은데 소감을 묻는 취재진 질문에 “꾸준하게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현판식과 같은 진한 남색 재킷과 청바지를 착용한 모습으로 이날 오후 3시2분쯤 책방을 찾아 책방 앞 공터에서 손님들의 사진 촬영 요청에 활짝 웃으며 일일이 악수를 하거나 기념 촬영을 했다.

그는 약 15분간 기념 촬영을 마친 후 책방 내부로 발걸음을 옮겼다. 문 전 대통령이 서점이름인 ‘평산책방’이 인쇄된 앞치마를 입자 책방 내부에 있던 수십 명의 손님들이 “앞치마 잘 어울립니다”고 환호했다.

이에 문 전 대통령은 활짝 웃으며 “고맙습니다. 저를 보지 마시고, 책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고 답했다. 그는 이날 손님들이 산 책을 확인하며 직접 바코드를 찍고 카운터에서 계산 업무도 했다.

손님이 구매한 책을 종이 팩에 담고, 영수증과 책을 직접 건넸다. 흰 수염에 밝은 표정으로 일하는 모습을 본 한 손님은 “친근한 책방 할아버지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10여분간 계산업무를 했다.

이어 취재진이 책 한권을 소개해달라고 하자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한권을 들어 보이며 “이게 아마 지난해와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다”고 답했다.

책방은 전날 현판식에 이어 이날 개점 시간으로 정한 오전 10시보다 일찍 문을 열었다. 아침 일찍부터 동네 주민들과 전국에서 온 손님들이 서점을 구경하거나 책을 구입하는 모습이었다.

현판식을 한 전날도 서울과 부산 등에서 온 사람들이 소식을 듣고 찾아와 책방 대문 바깥에서 책방을 구경했다. 책방 첫 손님은 평산마을에 사는 도예가 신한균 씨였다. 신 씨는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2 서울편4’ 등 모두 3권을 구매했다.

책방 내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화환 등이 놓여 있었다. 이날 책방에는 오후 늦게까지 약 10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알려졌다.

문 전 대통령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개업을 알리는 글을 올리면서 스스로를 책방지기로 소개하고,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직접 방문객을 응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소장한 책 1000권을 포함해 3000권 규모로 영업한다.

소설, 인문, 사회, 역사 등 다양한 분야 책을 소장하고 판매한다. 책방 한쪽 서가에는 ‘문재인이 추천합니다’ 코너가 있다. ‘지정학의 힘’ ‘짱깨주의의 탄생’ ‘시민의 한국사’ 등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난 1년 동안 SNS에 올렸던 책을 모아 소개한다.

또 ‘사람이 먼저다’ ‘운명’ 등 대통령 당선 전 문 전 대통령이 쓴 책은 ‘문재인의 책’ 코너에서 볼 수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을 개업하면서 “평산책방이 우리 평산마을 주민들의 문화공간이 되고 사랑방이 돼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이웃집 단독주택을 8억5000만원에 매입해 지난 2월 책방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해 3개월 정도만에 완성했다.

책방은 사저에서 걸어서 불과 몇 분 걸리는 경호구역(사저 반경 300ｍ) 내 1층짜리 건물로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이 끝나 소매점, 휴게음식점 영업이 가능하다.

‘평산책방’은 법인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운영위원회가 운영한다. 시인 안도현, 시인 출신으로 문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한 도종환 의원 등 문학계 인사들이 이사로 참여한다.

창원=강민한 기자 kmh010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