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에서 31년째 노숙인 전도하는 ‘이 목사’의 정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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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보다 더 바닥 같은 인생을 살았던 저를 변화시킨 건 복음과 따뜻한 교회의 관심뿐이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됐어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뉴몰든에 위치한 런던목양교회(송기호 목사)에서 만난 사미 사만다(49)씨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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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보다 더 바닥 같은 인생을 살았던 저를 변화시킨 건 복음과 따뜻한 교회의 관심뿐이었습니다. 저는 이제야 비로소 제대로 된 인생을 살 수 있게 됐어요.”
지난 23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뉴몰든에 위치한 런던목양교회(송기호 목사)에서 만난 사미 사만다(49)씨는 얼굴에 웃음이 가득했다. 마약 중독, 알코올 중독, 성매매 등으로 감옥을 23차례나 드나들었던 그는 2년 전 송기호(49) 목사를 만나면서 180도 다른 인생을 살고 있다. 현재 그에게 일주일 중 가장 기대되는 시간은 주일예배 시간이다.
런던목양교회는 한인교회이지만 외국인 출석 비율이 더 높다. 주일 오후 2시가 되면 특별한 이들을 위한 예배가 드려지기 때문이다. 바로 ‘이 땅의 낮은 자들’이 모여 드리는 예배다. 각종 중독자들과 전과자, 성매매자, 고아, 노숙인, 장애인 등 사회 속에서 손가락질 당하고 외면받는 이들이 유일하게 함께 모이는 자리다.
이날은 물세례식이 거행되는 특별한 날이었다. 예배 시작 1시간 전부터 교회를 찾은 성도들은 서로 인사를 나눴다. 예배당에서는 찬양팀 연습이 한창이었다. 구석 한편에는 조용히 기도하거나 고민상담을 하는 이들도 눈에 띄었다.
송 목사는 인터뷰 내내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놨다. 교회를 찾는 이들과 인사를 나누기 위해서다. 실제로 성도들이 아무 거리낌 없이 송 목사에게 다가와 인사를 나누고 나가는 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2시 정각. 예배가 시작하자 찬양팀 인도자가 청중을 향해 일어나서 함께 찬양하자고 권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모두 일어나 함께 찬양을 시작했다. 중간에는 인도자가 기도 제목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도 가졌다. 찬양은 1시간 가량 이어졌다.
설교가 끝나고 물세례식 순서가 됐다. 송 목사는 이날 성도 2명에게 세례 문답을 주고받은 뒤 한 명씩 오순절 방식으로 물세례를 베풀었다. 세례를 받는 성도는 흰색 성가대 가운을 입고 미리 물을 받아놓은 간이 풀장에 한 명씩 들어가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 몸을 담갔다. 물 밖으로 나온 이들에게 송 목사와 성도들은 몸에 수건을 둘러주면서 다시 태어난 인생을 축복해줬다.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예배에는 50여명이 참석했다. 예배가 끝난 뒤에는 교회 식당으로 이동해 함께 점심을 먹으며 못다 한 이야기 보따리를 풀었다. 나이와 신분, 성별의 장벽을 뛰어넘어 어우러진 공동체 모습에 미소가 절로 나왔다.
송 목사가 노숙인 목회에 뛰어든 계기는 특별하다. 서울 노량진경찰서(현 동작경찰서) 수사과 경장으로 재직하던 1992년, 그는 한국 최초 순교자인 영국 런던선교회 소속의 로버트 토마스(1839~1866) 선교사의 이야기를 처음 접했다. 이역만리 조선 땅에서 순교한 토마스 선교사의 은혜를 갚기 위해 그는 ‘영국의 낮은 자를 위해 섬기자’는 결심을 했고 지금에 이르게 됐다.
런던목양교회를 거쳐간 외국인은 6000명이 넘는다. 송 목사가 품은 비전이 궁금했다. “중독자와 노숙인들이 청결하고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예수 공동체’를 세우는 겁니다. 이들이 더 이상 외롭지 않게 복음 안에서 예수님의 사랑을 맘껏 누릴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런던(영국)=글·사진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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