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욱도, 원태인도 "이승엽 감독님, 보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구자욱(30)은 이승엽(46) 두산 베어스 감독과 인연이 깊다. 구자욱도 이 감독처럼 대구에서 나고 자라 고향팀 삼성에 입단했고, 이 감독의 마지막 세 시즌(2015~2017년)을 함께 뛰었다. 일찌감치 '이승엽의 후계자'로 기대를 받았던 구자욱은 이 감독이 은퇴한 뒤 삼성 간판스타의 자리를 물려 받았다.
그래서일까.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만난 구자욱은 두산 사령탑으로 대구에 온 이 감독을 처음 마주쳤을 때 "하마터면 '선배님'이라고 부를 뻔했다"며 웃었다. 그는 "나도 다른 야구팬들과 마찬가지로 이승엽 감독님이 야구장으로 돌아오셔서 기쁘다. 감독이 되신 모습을 보니 낯설긴 했지만, 그 모습도 멋졌다"며 "우연히 마주쳐서 인사 드렸더니, 감독님께서 '다치지 말고 잘하라'고 격려해주셨다"며 고마워했다.
구자욱이 반가워한 사람은 이승엽 감독만이 아니다. 2017년부터 3년간 삼성 지휘봉을 잡았던 김한수 두산 수석코치도 구자욱에게는 특별한 은사다. 구자욱은 "스승이신 김한수 코치님, 영웅이신 이승엽 감독님을 동시에 뵐 수 있어서 좋았다"고 했다.
한때 삼성의 역사를 함께 만들어나가던 두 지도자와 구자욱은 이제 그라운드에선 '공과 사'를 구분해야 할 사이다. 이승엽 감독이 짐짓 냉정하게 "지금은 두산의 일원으로서 두산의 승리만 생각하겠다"고 했듯, 구자욱도 "선수 입장에선 우리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게 중요하다"는 마음이다.
구자욱은 "이 감독님이 이끄는 팀을 상대하는 건 특별한 상황이지만, 반대로 두산과의 경기는 그리 특별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은 박진만 삼성 감독님과 우리 팀 코칭스태프를 더 좋아한다. 팀이 4연패에 빠져 있어서 이 경기에서 박진만 감독님께 승리를 선물하고 좋은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구 토박이인 삼성 에이스 원태인도 '선수' 이승엽을 오랜 시간 동경해 온 '삼린이(삼성 어린이팬)' 출신이다. 그는 "삼성 팬이라면 누구나 그랬듯, 나도 이승엽 감독님을 좋아했다. 이 감독님을 보고 야구 선수의 꿈을 키우기도 했다"며 "감독님이 다른 팀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묘한 기분이 든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원태인에게도 가장 중요한 건 '팀의 승리'다. 그는 "지난 등판에서 독감 영향으로 부진해서 정말 아쉬웠다. 이제는 컨디션을 회복했으니, 앞으로 내 역할을 잘할 수 있도록 더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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