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치마 두르고 직접 바코드 찍고…'책방지기' 文의 첫날
26일 개점한 평산 책방의 '책방지기'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잠시 반짝하는 것보다 꾸준하게 많이들 오셨으면 좋겠다"라는 소감을 전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쯤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에 위치한 '평산 책방'에서 40여분간 첫 업무를 봤다. 전날 비공개로 열린 현판식과 같은 진한 남색 재킷과 청바지 차림이었다. 책방 내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가 보낸 화환 등이 놓여있었다.
이날 책방에선 문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을 포함해 전국에서 온 방문객들이 북새통을 이뤘다. 문 전 대통령은 책방 앞 공터에서 방문객들과 인사를 나누거나 사진 촬영을 했다. 이후 그는 책방 내부로 발걸음을 옮기고, 책방 명칭이 인쇄된 앞치마를 입고 방문객을 맞이했다. 이에 방문객들은 "앞치마 잘 어울립니다"고 환호했고, 문 전 대통령은 환히 웃으며 "고맙습니다. 저를 보지 마시고, 책을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웃음)."고 화답했다.
문 전 대통령은 카운터에서 직접 바코드를 찍고 카운터에서 계산 업무도 했다. 이를 본 한 방문객은 "친근한 책방 할아버지 모습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책 한권을 소개해달라는 기자의 요청에 정지아 작가의 '아버지의 해방일지' 한권을 들어 보이며 "이게 아마 작년, 올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팔린 책"이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책방엔 개점한 지 약 8시간 지난 오후 5시 40분 기준 900여명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책방은 문 전 대통령이 소장한 책 1000권을 포함해 3000권 규모로 영업한다. 분야로는 소설, 인문, 사회, 역사 등 다양하다. 책방 한쪽 서가에는 '문재인이 추천합니다' 코너도 있다. 이 코너엔 문 전 대통령이 퇴임 후 지난 1년간 SNS에 소개한 '지정학의 힘', '짱깨주의의 탄생', '시민의 한국사' 등이 배치됐다. 문 전 대통령이 출간한 '사람이 먼저다', '운명' 등도 있다.
이 책방은 '재단법인 평산책방'과 마을 주민들이 참여한 운영위원회가 맡아 운영한다. 문 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사저가 있는 경남 양산시 하북면 평산마을 이웃집 단독주택을 8억5000만원에 매입했다. 양산시 등에 따르면 지상 1층짜리 단층 건물로, 높이 4.3m에 연면적 142.8㎡(43.1평)이다. 제1종 근린생활시설로 용도변경이 끝나 소매점, 휴게음식점 영업이 가능하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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