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의 불청객 ‘젊은 관절염’이 온다… 내측 반월상 연골판 기시부 파열 [한도환의 무릎 이야기]

헬스조선 편집팀 2023. 4. 26.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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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 관절염은 나이가 들어서 찾아오는 것이므로 ‘설마 내가 벌써 관절염이 왔을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최근 5년간 통계에 따르면 무릎 관절염으로 병원에 찾아온 환자는 연간 약 400만 명이다. 이중 3분의 2에 해당하는 250만 명이 60대 이상이므로 대부분 나이 지긋한 어르신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잘 살펴보면 40-50대 환자들이 120만 명으로 전체의 30%에 육박하기 때문에 누구나 젊은 관절염 환자가 될 수 있다.

관절염은 퇴행성 변화인데 남들보다 노화가 빠른 것일까?

아니면 운동을 너무 좋아해서 무릎이 빨리 망가진 걸까?

정답은 특별한 이유를 알 수 없고, 조용히 찾아온다는 것이다.

젊은 층의 관절염에 있어서는 스포츠 손상 등의 외상으로 인한 연골, 연골판, 십자인대 손상이 가장 흔한 원인 중에 하나이지만 최근 들어 외래에서 심심치 않게 마주치게 되는 내측 반월상 연골판 후각기시부 파열 환자의 경우 보통 40-50대로 과중한 업무 때문에 오히려 운동과는 담을 쌓은 경우가 많고 그래서 스포츠 손상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나라 사람의 경우 통계적으로 약간의 내반슬(오자다리)이 많기 때문에 체중이 내측으로 좀 더쏠리게 되는데, 오래 서 있는 직업이거나 반복적으로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경우 무릎의 내측으로 전해지는 반복적인 하중이 내측 연골판 파열을 일으킬 수 있다.

무릎의 충격완화를 위한 중요한 장치에는 연골, 반월상 연골판이라는 것이 있다. 이 중 반월상 연골판은 반달 모양으로 되어 있어 무릎의 움직임에 따라 약간의 유동성을 부여하면서 후프응력(hoop tension)이라는 것을 만들어 무릎뼈와 연골이 손상되지 않고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럼 연골판에 약간의 손상만 생겨도 관절염이 될까? 그렇지는 않다. 우리의 몸은 호락호락하지 않기 때문에 단순한 모양의 작은 연골판 파열은 후프응력을 망가뜨리지 않아 관절염으로 진행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후프응력이 무너지는 방사형 파열, 그중에 특히 기시부 파열은 연골판의 기능을 앗아간다. 이를 방치하게 되면 다음 단계는 연골이 손상되는 패스트 트랙을 타고 젊은 관절염 환자가 되는 것이다.

증상은 보통 일상적인 활동이나 약간 무리한 일을 한 뒤에 한 번쯤 무릎이 뻐근하고 붓고 불편했던 적이 짧게는 몇 주, 길게는 몇 개월까지 지속되고, 처음보다 증상이 좀 나아지긴 했지만 불편한 느낌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일도 바쁘고 나아지겠거니 미루다가 치료 시기를 놓치는 환자분들을 많이 보았다.

내측 반월상 연골판 기시부 파열은 조기에 발견해서 연골판 파열 부위가 흉터로 변해 벌어지기 전에 연골판 봉합을 통해 무릎의 생명을 유지해야 한다. 봉합술은 기존의 해부학적 위치에 잘 고정하였는지, 고정한 장치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지, 봉합된 실이 약해진 연골판을 찢어버리지 않는지 등을 잘 고려해서 원래의 연골판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또한, 하지의 정렬도 고려하여 교정해야 할 내반슬(오자 다리)이 없는지, 이미 연골이 손상되어 있지 않은지를 체크하여 이를 보완하는 절골술이나 연골재생술을 같이 염두에 두는 것이 무릎을 잘 살려낼 수 있는 길이다.

예전에는 이 질환이 60대 초반 등 좀 더 나이 많은 경우에 발생하여 수술하지 않고 약물이나 주사로 보존적 치료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활동을 유지하는 연령대도 높아지고 골프 등 다양한 취미 활동도 누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좀 더 적극적인 수술적인 치료가 필요하다는 연구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추세이다. 게다가 왕성하게 직업활동을 해야 하는 40-50대의 경우라면 앞으로의 인생을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치료를 요한다.

과중한 업무로 인해 내 무릎이 조용히 망가지고 있다면 얼마나 안타까운가. 몇 주이상 지속되는 무릎 불편감과 통증이 있다면 무릎 전문의를 만나 적극적인 치료 방향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열심히 일하는 당신의 무릎에 찾아오는 조용한 불청객 연골판 기시부 파열, 조기 발견과 치료가 필요하다.

/기고자: SNU서울병원 한도환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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