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르' 흔든 준족...배지환의 돌파구는 역시 '발'이다
차승윤 2023. 4. 26. 17:18
부진에 빠졌던 배지환(23·피츠버그 파이리츠)이 인상적인 플레이로 '토르' 노아 신더가드(31·LA 다저스)를 무너뜨렸다. 결국 비장의 무기인 빠른 발이 빛났다.
배지환은 26일(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MLB) 다저스와 홈경기에 8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도루 2득점으로 활약했다. 멀티 히트를 친 건 올 시즌 두 번째다.
이날 경기 전까지 0.206에 그쳤던 배지환의 타율은 0.224(67타수 15안타)로 상승했다. 개막 후 초반 활약했던 배지환은 한동안 부진했다. 빅리그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았다. 배지환이 빅리그까지 오른 건 멀티 포지션 소화와 빠른 발이 컸다. 배지환은 1루수와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고, 유망주 시절 80점 만점에 70점을 받을 정도로 최상급의 주루 능력도 보유하고 있다. 베이스볼서번트에 따르면 그는 올 시즌 초속 29.2초를 기록해 MLB 전체 15위에 올라 있다. 그러나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도, 빠른 발도 1루를 밟지 못하면 의미가 줄어들었다.
안타는 쳤지만, 모두 시원한 타구는 아니었다. 대신 상대 수비를 뒤흔든 내야 안타였다. 배지환은 첫 안타는 1-2로 팀이 뒤진 2회 말 1사 후 기록했다. 다저스 선발 신더가드가 볼카운트 2볼 2스트라이크에서 가운데 몰린 커터(컷패스트볼)를 던지자 공략해 인플레이 타구로 만들었다. 다저스 2루수 미겔 바르가스가 슬라이딩 캐치 후 1루로 던졌지만, 배지환의 발이 먼저 1루를 밟았다.
배지환의 발은 당연히 1루를 밟을 때만 빠르지 않았다. 1루 출루 후 곧바로 리드폭을 넓힌 그는 바로 2루를 훔쳤고, 키브라이언 헤이즈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팀의 동점을 이끌었다.
4회 말에는 팀 타선이 폭발하는 도화선이 됐다. 1사 상황에서 신더가드의 커브를 공략한 그는 1루 땅볼성 타구를 쳤다. 다저스는 1루수 프레디 프리먼이 이를 어렵게 잡아 송구했지만, 베이스 커버를 온 투수 신더가드보다 배지환의 발이 빨랐고, 이는 땅볼이 아닌 내야 안타가 됐다.
이번에도 1루에서 만족할 배지환이 아니었다. 그는 초구 때 바로 2루를 훔쳤고, 후속 타자 오스틴 헤지스의 밀어친 안타 때 내달리며 득점을 추가했다. 5회 말과 8회 말 다시 타석에 들어선 그는 삼진과 투수 앞 땅볼로 이날 경기 타석을 마무리했다.
배지환의 활약에도 피츠버그는 홈런을 맞고 역전패했다. 피츠버그는 7-5로 앞선 8회 초 1사 1·2루 위기에서 다저스 크리스 테일러에게 결승 3점 홈런을 맞고 7-8로 역전패했다. 지난 18일부터 이어온 7연승이 다저스와 시리즈 첫 경기에 끊어지게 됐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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