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 태극기” 약속한 尹…NASA와 맞손, 유인 달 탐사선 띄우나
‘광복 100주년을 맞는 2045년엔 화성에 태극기를 휘날리고, 2050년엔 유인 수송을 달성하겠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해 발표한 ‘미래 우주경제 로드맵’ 중 일부다. 한국의 ‘우주 진출’이 한 발 더 가까워졌다. 미국과 ‘같은 우주선’을 타기로 하면서다. 양국은 앞으로 유인 달 탐사, 우주의학, 심우주 통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공동 과제를 발굴하고 협력할 계획이다.
25일(현지시간) 미국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워싱턴DC 인근 메릴랜드주에 있는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를 방문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이 윤 대통령을 맞았다. 한국 대통령이 이곳을 찾은 건 2015년 10월 박근혜 대통령 이후 8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고다드 센터의 주요 프로젝트인 로만 우주망원경, 해양·대기 관측 위성 ‘PACE’ 등을 시찰했다. 또 이번 방문에서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팜 멜로이 NASA 부청장은 ‘과기정통부-NASA 간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 성명서’에 서명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미국 우주위원장을 겸하고 있는데, 대통령실은 “한·미 국가우주위원장이 한자리에 모여 긴밀한 협의 자리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백악관도 “윤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민간·상업·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한·미 우주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결의를 재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진 회견에서 “한·미 동맹의 영역이 지구를 넘어 우주로 확대되고, 새로운 동맹 70주년의 중심에 우주 동맹이 있길 기대한다”며 “한·미 우주 협력은 한국우주항공청(KASA·카사)와 NASA를 통해 우주 동맹으로 더욱 공고히 해나갈 것이다. 카사 설립에도 NASA의 적극적인 조언과 직접적인 인력 교류가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우주를 향한 인류의 진전에서 한국과 한 팀이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아르테미스 프로그램 협력 확대를 기대한다. 50년 만에 처음으로 우주 비행사를 달에 보내고 화성에서의 임무를 위한 기반을 담는 작업도 포함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날 성명에는 아르테미스의 주요 프로젝트 중 하나로, 지구와 달 사이를 오가는 정류장인 ‘게이트웨이’ 연구에 한국이 참여한다는 내용이 처음으로 담겼다. 한국 정부는 2021년 미국 주도의 유인 달 탐사 계획인 아르테미스에 세계 10번째로 참여를 선언했는데, 이번 공동 성명을 계기로 협력이 구체화할 전망이다.
또 우주 통신과 항법 분야에서 NASA의 심우주 네트워크 구축에 한국의 심우주 안테나를 활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달 표면에서의 생물학·물리 과학 연구, 모빌리티, 로봇 공학 등 미래 우주탐사를 강화하고 수소전지 분야에서는 한국의 전문지식을 활용키로 했다. 이 밖에도 태양 물리학, 천체 물리학, 행성 과학, 지구과학 등 우주과학 분야에서도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이종호 장관은 “윤 대통령의 NASA 방문이 한·미 우주 협력 강화의 모멘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NASA와 후속 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겠다”며 “공동 성명서에도 NASA와 KASA 간 협력이 명시돼 있는 만큼 올해 말까지 KASA를 설립해 한국 우주 개발 현장에 새로운 변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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