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스 쥔 尹에 '제로콜라' 건넨 바이든…양국 정상 선물도 교환

이기민 2023. 4. 2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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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부부, 백악관 관저 직접 안내
尹부부에 소형 탁자·화병, 목걸이, 야구 글로브 등 선물
尹, 바이든에 "韓방문하면 한남동 관저 초청"

미국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가 25일(현지시간) 백악관 대통령 관저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부부와 만나 친교의 시간을 보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밤 워싱턴 DC에 마련된 프레스센터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늦은 오후 백악관 관저에서 윤 대통령 부부를 맞이한 후 내부공간을 직접 안내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대통령의 거주 공간인 관저를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안내한 것은 국빈인 윤 대통령 부부에 환영 의사를 보여준 행동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에게 제로 콜라를 권한 일화를 전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양국 대통령 부부가 다과를 드시다가 윤 대통령이 음료수를 드시려고 포도 주스를 쥐는 순간에,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그래서 한동안 미소가 오갔다"고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윤 대통령이 평소 제로 콜라를 즐기는 것을 바이든 대통령이 세심히 파악한 것이라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지난해 6월 김 여사와 영화관을 방문해 "콜라는 제로콜라로 달라"고 주문하며 이목을 끌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블루룸에서 방명록과 동맹 70주년 사진집에 서명했으며 발코니에서 워싱턴 주변 전경을 함께 감상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방명록에 '세계 평화와 번영에 기여하는 우리의 글로벌 동맹을 위하여'라고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환영한다"며 "국빈으로 오신 귀한 손님을 소중한 공간에 초청하게 돼 기쁘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서로에 대해 더 많이 알아갈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돼서 기쁘다"고 환대했다.

윤 대통령은 사의를 표한 뒤 "오늘 한미 정상 두 부부가 반려견, 반려묘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포함해 많은 공통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돼 더 친밀감을 느낀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나중에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함께 방한하면 (한남동) 관저에 초청하고 싶다"는 인사를 전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양국 정상은 선물도 교환했다. 바이든 대통령 부부는 소형 탁자와 화병, 목걸이를 선물했다. 백악관은 이와 관련한 발표자료에서 이 소형 탁자가 마호가니 나무에 역사가 오래된 백악관 나무로 무늬를 새긴 것으로, 한국 전통 소반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국빈 방문을 기념하는 황동 명판과 한국계 미국인 예술가가 종이로 만든 무궁화와 장미꽃을 담은 화병도 포함됐다.

바이든 여사는 김 여사에게 한국계 미국인이 디자인한 파란 사파이어 3개가 박힌 목걸이를 선물했다. 사파이어는 김 여사의 생일인 9월 탄생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특히 야구애호가인 윤 대통령을 위해 프로야구 선수가 쓰던 배트와 야구 글로브, 야구공으로 구성된 빈티지 야구 수집품을 준비해 눈길을 끌었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필라델피아 필리스 로고가 박혀있는 대형 액자에 야구 글러브와 배트가 담겨 있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 부부는 달항아리와 보석으로 장식된 족두리, 주전자와 컵으로 구성된 은자리끼 등을 선물로 전달했다.

바이든 여사의 어록인 '있는 그대로를 보여주라'(Just be yourself)도 재차 거론됐다. 바이든 여사는 지난해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스페인을 방문했을 때 만난 김 여사에게 "높은 자리에 가면 주변에서 많은 조언이 있기 마련이지만, 중요한 건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의지"라며 이같이 조언한 바 있다.

바이든 여사는 이날도 "직업을 유지하면서 남편을 돕는 일이 쉽지 않았지만, 가슴에 담아둔 이 원칙을 생각하면서 힘을 얻는다"며 "힘들 때마다 원칙으로 삼으면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김 여사가 바이든 여사를 '박사'라고 호칭하자, 바이든 여사가 "편히 불러달라"며 영부인으로서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물어보기도 했다고 한다.

이날 양 정상 간 별도의 식사는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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