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 최초 민간 달착륙 실패…"달 표면에 추락한듯"

전진영 2023. 4. 26.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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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벤처기업 '하쿠토-R' 착륙 과정에서 통신 두절
우주 놓고 민간기업 경쟁 치열 "내년에 재발사"

세계 최초로 민간 달 착륙에 시도한 일본 벤처기업의 꿈이 좌절됐다. 달에 착륙하는 마지막 단계에서 착륙 도중 통신이 두절됐기 때문이다. 사측에서는 달 표면 고도를 잘못 인식해 도중에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주를 두고 민간 기업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만큼 달 착륙 프로젝트에는 계속 나설 것이라는 의지를 드러냈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가 '하쿠토-R' 착륙 실패와 관련해 발표하고 있다.(사진출처=NHK)

26일 NHK에 따르면 일본 벤처기업 아이스페이스가 개발한 민간 달 착륙선은 이날 달 착륙을 시도했으나 통신이 끊겼다. 아이스페이스는 "오전 1시 40분경 달 표면에 착륙할 예정이었으나, 착륙선과 컨트롤 센터 간 통신이 두절됐다"며 최종 임무 실패를 발표했다.

하카마다 다케시 아이스페이스 최고경영자(CEO)는 “달 표면 고도를 잘못 인식했고, 이 때문에 착륙 도중 연료가 떨어져 달 표면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잔여 추진체를 추적했는데, 하강 속도가 급격히 증가한 뒤 통신이 끊어졌다는 것이다.

좌절된 '하쿠토-R' 미션

아이스페이스가 추진하는 달 착륙 프로젝트는 ‘하쿠토-R’로 불린다. 착륙선의 이름은 흰 토끼로 불리는 일본어 ‘하쿠토’에서 따왔다. 아이스페이스는 지난해 12월 스페이스 X 팰컨9에 로켓에 실려 미국 플로리다 발사장에서 발사됐다.

하쿠토-R은 연료 절약을 위해 태양 중력을 이용하는 등 비행을 계속해 지난달 달 타원 궤도에 들어섰다. 아이스페이스는 지난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만간 착륙선이 달 고도 100km 안팎의 고도에 돌입하면 26일 오전 달 착륙을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착륙선에는 일본항공우주연구개발기구(JAXA) 등이 개발한 달 표면에서 화상 데이터를 얻을 수 있는 소형 로봇, 전지 등 7개의 짐이 탑재됐다.

그래픽으로 만든 비행 중인 하쿠토-R.(사진출처=NHK)

이번 미션이 성공할 경우 일본은 1996년 소련, 1966년 미국, 2013년 중국에 이어 4번째로 달 착륙에 성공한 나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민간 기업에 의한 달 착륙으로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따낼 수 있었다.

하쿠토-R은 이날 고도 100km 지점에서 달 북반에 있는 아틀라스 분화구 인근으로 착륙을 시도했다. 그러나 착륙 예정 시각 이후 통신이 끊겨 끝내 계획은 불발로 돌아갔다. 아이스페이스는 착륙선이 자세를 바꾸면서 착륙 지점에 접근, 가스를 분사하고 감속하는 것까지는 제대로 실행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착륙선이 달 표면에서의 고도를 잘못 인식해 나머지 연료를 소진, 결국 달 표면에 낙하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인류에게 새로운 시장"…달 탐사 포기 못 하는 日

NHK는 일본이 달 탐사에 나선 이유에 대해 “최근 달은 인류가 향후 우주에서 활동 영역을 넓힐 수 있는 거점으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달에 물이 존재한다는 학계의 주장이 연달아 제기되면서 인류가 향후 생존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행성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국가 간 경쟁을 넘어 우주를 상업적으로 이용하려는 민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은 일본과 유럽 등과 손을 잡고 국제적인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6일 무인 우주선을 발사해 1단계 계획을 수행 중이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은 2025년을 목표로 인류를 다시 달에 보내는 계획을 짜고 있으며, 세 번째로 달 탐사에 성공한 중국은 앞서 2020년 달 암석 등을 지구로 가져오는 데 성공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데이터 조사업체인 PWC컨설팅 합동회사는 2030년부터 달과 달 주변에서 인프라 정비, 농업, 에너지 분야 등의 사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게다가 달 탐사와 관련된 경제 활동의 시장 규모는 2040년까지 1700억달러(227조원)에 달할 것으로 봤다.

이러한 우주의 상업적 이용을 달까지 확대하려면 기술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다양한 장벽을 넘을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아이스페이스는 이번 실패를 발판 삼아 바로 다음 착륙선 발사에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아이스페이스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착륙 순서의 시작 단계부터 끝까지 귀중한 자료와 노하우를 습득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향후 성공적인 달 착륙 임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는 미래 달 탐사로의 큰 도약이자 일본, 그리고 전 세계 민간 우주 개발을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하쿠토-R 홈페이지의 미션 달력.(사진출처=아이스페이스 홈페이지)

현재 아이스페이스 하쿠토-R 미션 홈페이지에는 다시 다음 일정을 알리는 디데이 달력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아이스페이스는 내년과 2025년 달 착륙선을 또다시 발사할 예정이다.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당초 계획의 전부를 달성하지 못한 것은 유감이나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도전을 계속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스타트업 기업에 의한 우주에의 도전은 의미가 깊다. 우주에 도전하는 민간기업을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전진영 기자 jintonic@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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