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7개월 만의 복귀전서 아쉽게 패한 정현 "코트 복귀에 의미"

2년 7개월 만의 단식 복귀전에서 아쉽게 패한 정현. 연합뉴스

'호주오픈 4강'의 신화의 주인공 정현(27)이 2년 7개월 만의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단식 복귀전에서 아쉽게 패했다.

정현은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조던 톰프슨(91위·호주)에게 0-2(2-6 4-6)로 졌다.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예선 탈락 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 치료에 돌입한 정현은 오랜만에 한국 팬 앞에서 뛰었으나, 승리를 놓쳐 빛이 바랬다.

정현은 2018년 호주오픈 단식에서 한국인 선수로는 최초로 메이저 대회 준결승까지 진출하며 '정현 열풍'을 일으켰다. 당시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42·은퇴)와의 4강전에서 발바닥 물집으로 기권패했다. 이 대회 16강에선 수퍼스타노박 조코비치(36·세르비아)를 3-0으로 물리쳤다. 조코비치는 현재 세계랭킹 1위이자 메이저 남자 단식 22회 우승자다. 2018년 4월에 졍현은 세계 19위까지 오르는 등 한국 테니스 역사를 새로 썼다.

하지만 이후 고질적인 허리 부상을 겪으며 꾸준하게 활약하지 못했다. 그동안 '비활동(Inactive) 선수'로 분류돼 세계 랭킹도 없다. 올해 초부터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 정현은 와일드카드로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 복식에 출전하지 않아 이번 대회 일정을 모두 마친 정현은 와일드카드 등으로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많은 국내 대회에 출전할 전망이다.

경기 후 정현은 "너무 오랜만의 실전이라서 (경기 중) 또 다칠까 봐 걱정됐다. 격하게 움직이지 못하고 겁먹었다. (코트에)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동안 느낀 부담에 대해선 '에스프레소 만들기'처럼 사소한 것들로 버티며 압박감을 이겨냈다. 에스프레소 맛도 잘 모르지만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과정이 재미있고 기분이 좋다. 오늘 아침에도 똑같이 이걸 했다”고 털어놨다. 정현은 이어 "현재 몸 상태는 (전성기였던) 몇 년 전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당시 컨디션에) 80~90%는 근접한다고 생각한다. 우선은 국내 대회를 뛰고 몸 상태가 몸 상태가 괜찮다면 투어를 뛸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