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연금특위 “거버넌스 체계 개선 필요”

연금 전문가들, ‘운용 수익률 개선’ 논의
“전략적 자산배분 보단, 경쟁 통해 수익률 제고”

활동 기한이 이번 달로 종료될 예정인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연금특위)가 26일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주제로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는 그동안 논의했던 개혁과제를 소개하고 다양한 전문가 등의 의견을 청취하기 위해 열렸다. 연금특위 산하 민간자문위원들이 참석했다. 전문가 별로 국민연금 수익률 개선 방안을 제시했다. 김우창 카이스트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가 발제하고, 여은정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와 윤선중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가 토론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국민연금 수익률은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인 -8.22%를 기록했다. 수익률이 악화한 동시에 기금 소진 시점도 5년 전보다 2년 빨라졌다. 적자 전환 시점도 1년 앞당겨지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에 국민연금 수익률 제고에 대한 목소리가 커진 상태다. 이에 따라 이번 자리가 마련됐다.

김우창 카이스트 교수는 재무이론을 바탕으로 개선 가능성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수익률 제고를 위한 최우선 과제는 제도차원에서 보험, 재정, 기금의 역할분담을 세대별로 명확히 정의하는 것”이라며 “이를 통해 충분한 투자기간 확보와 위험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 및 이해를 달성하고, 추가 투자위험을 통해 장기 수익률을 개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는 자산배분 경쟁을 통해 수익률 제고를 유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단일 전략적자산배분 보다는 시장에 대한 다양한 견해를 반영한 자산배분의 분산으로 자산배분 리스크 감소할 수 있다”며 “특히 금융시장의 위기 시 유연하고 다각적 대응이 가능하고, 거대연금 문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투자된 대체투자를 따로 떼어서 분할하고, 나머지 자산을 1/n로 나눠 n개의 기금으로 분할, 현금 유출입을 담당하는 기금을 추가할 수 있다”면서 “현재 대체투자의 비중이 낮은 편이기 때문에 n개 기금에서도 대체투자 가능하고, 글로벌 자본시장에 대한 다양한 시각이 반영된 자산배분 분산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은정 중앙대 교수는 거버넌스 체계 개선을 당부했다. 여 교수는 “연금제도 및 정책 부문과 연금 운용 부문을 분리해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으로부터 분리하여 독립적 운용이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 교수는 또 “기존 개별자산군 중심 투자한계를 극복하고 투자의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장내 파생상품을 활용한 간접자산배분(TAA Overlay)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며 “운용체계 벤치마킹 목적으로 멀티에셋($1.5Bil)을 위탁운용 중인데, 이에 대한 도입 실효성 분석을 통해 추후 자산운용에 피드백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윤선중 동국대 교수 역시 거버넌스를 언급했다. 대표성과 전문성이 적절히 균형을 이룰 수 있는 거버넌스 구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윤 교수는 “대표성을 가진 정부와 국회, 가입자단체 등이 추천한 인원으로 구성된 ‘기금의 위험감내도’를 결정하는 정책위원회(ALM 위원회)와 전문가집단으로 구성돼 허용된 위험감내도 내에서 적극적 자산배분을 실시하는 기금운용위원회로 이원화하여 개편하는 안도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연금특위는 이번 달 세 차례에 걸쳐 공청회를 진행했다. 이날 공청회는 이 중 세 번째로 순서다. 향후 공청회 논의 결과를 바탕으로 특위 차원의 개혁 방향 제언을 담은 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이광호 기자 kh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