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보고' 논란에 국힘 "그럼 아무것도 몰라야 하느냐" 반발

곽우신 2023. 4. 26.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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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투자 관련 공식 보고 받아 논란... 국힘 반발했지만, "보고할 문제 아니다" 지적도

[곽우신 기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영빈관 접견장에서 열린 글로벌기업 최고 경영진 접견에서 테드 서랜도스 넷플릭스 공동 최고경영자와 대화하고 있다.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넷플릭스로부터 4년 간 25억 달러(약 3조3000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 약속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김건희 여사가 "진행 상황을 보고" 받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관련 기사: "넷플릭스 투자, 영부인께도 보고"... 김 여사가 무슨 자격으로?). 야권에서 이를 두고 '부적절하다'라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여당인 국민의힘은 관련 이슈에 공식 논평은 자제하면서 개별 인사들이 최대한 진화에 나서는 모양새이다.

국민의힘 "대통령 배우자가 하는 기본적인 역할"

26일 오전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와의 인터뷰에 나선 최형두 국민의힘 의원은 관련 질문이 나오자 "대통령 부인도 이번에 순방외교에 질 바이든 여사랑 역할이 있지 않느냐?"라며 "그러면 대통령 부인은 이 일정에 대해서 아무것도 몰라야 되느냐?"라고 반문했다. "과거에 민주당 청와대에서는 그렇게 했느냐"라며 "그건 말이 안 된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최 의원은 "우리 언론이라든가 우리 야당에서는 너무 사실을 모르는데, 더욱이 김건희 여사가 대통령과 결혼하기 전에 공연 전시업계에서는 대단한 신성이었다"라며 "마크 로스코 전이라든가, 대한민국의 공연 전시계의 신기원을 이룩할 만큼 큰 기록을 세웠던 전문가"라고 추켜세웠다. 그는 "흥행의 매지션(마법사)이라고 할 만한 그런 평가를 받은 분"이라며 충분한 전문성을 갖췄다는 취지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대통령 부인도 지금 전체 일정을 동행하기로 돼 있다"라며 "특히 질 바이든 여사랑 만나야 되고, 또 과거에 대통령 부인이 하셨던 것처럼 질 바이든 여사가 우리 당시에 서울에 왔을 때 템플스테이를 하신다고 해서 그거 준비를 하고 그러지 않았느냐?"라고 말했다. "그것처럼 모든 일정을, 대통령 부인이 꼭 알아서 안 될 부분을 제외하고는, 다 공유해야 한다"라며 "그래야 대통령 부인도 질 바이든 여사랑 대화하면서 훨씬 역할을 많이 하실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도 강조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 역시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건 직접적인 관여라고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라며 "다만 대통령 배우자들이 보통 환경 문제라든가 문화예술 문제 관련해서 역할 하는 것은 다른 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일"이라고 항변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넷플릭스 투자는 문화적인 관점에서 대통령 배우자가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사안인 것"이라며 "그리고 어제(25일) 넷플릭스 CEO와의 회담에도 배석을 하면서 여러 한국의 잠재력 큰 신인 배우와 감독, 작가들이 많이 발굴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달라, 이런 요청하고 덕담하는 것이 대통령 배우자에게 주어진 역할"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문화 외교, 환경 외교 하는 것들, 그러니까 그 역할의 범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대통령 배우자가 하는 기본적인 역할과 관심을 보이는 것마저도 어떻게든 꼬투리를 잡아서 비판하는 것은 그야말로 비판을 위한 비판에 지나지 않는다"라고도 꼬집었다.

"그 문제, 김건희 보고 대상 아니야... 오해 강화하는 표현"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자료사진).
ⓒ 연합뉴스
 
하지만 야권의 반발은 계속되고 있다. 박수현 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설사 김건희 여사께서 개인적으로 그런 문제에 관심이 있으실 수도 있다, 관심이 특별히 있을 수 있어서 그 부분에 대해서 이례적으로 특별하게 보고를 했을 수는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그것을 대통령실이 기자들에게 공식적으로 '그렇게 했다'라고 하는 것은, 대통령비서실의 감각에 저는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본다"라며 "공식적으로 그렇게 말씀할 내용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박 전 수석은 "다른 말로도 충분하게 설명 할 수 있는데, 김건희 여사가 그렇게 했다고 하면, 국정에 대해서 계속 어떤 대통령비서실로부터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고 보고를 받고 있다고 하는 오해를 만들 수 있다"라고 우려했다. "대통령비서실이 공식으로 보고라는 용어를 써서 그렇게 말씀했다면 마치 이것이 김건희 여사가 국정 전반에 (관여하는 것처럼), 지금 시중에 그런 오해가 많이 있지 않느냐?"라는 지적이었다.

"오해를 더 강화시킬 수 있는 그런 표현"이라면서, "보고의 대상이 아니다, 그 문제가"라고도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가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이를 브리핑한 것에 대해서도 "더 큰 문제"라고 평했다. 김건희 여사에게 보고할 문제도 아니고, 보고를 했다고 하더라도 공식적으로 브리핑하는 것 자체가 논란을 키우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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