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극장’ 등장과 함께 성장한 뮤지컬 시장 [뮤지컬을 위한 극장①]

박정선 2023. 4. 26.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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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은 세계시장에 비견해도 매우 빠른 속도다.

시장이 갑자기 커지면서 뮤지컬 전용극장이 잇따라 개관하고, 동시에 뮤지컬 전용극장이 생긴 덕에 시장은 또 성장한다.

전용극장이 나오면서 국내 뮤지컬 시장의 상황은 달라졌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뮤지컬은 전용 극장이 확보됨과 동시에 산업화가 가능한 장르"라며 "뮤지컬 전용극장의 등장은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를 부추겼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객을 개발하고 창작자들의 레퍼토리 발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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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샤롯데씨어터부터 부산 드림씨어터까지 건립
뮤지컬 특성 구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극장 필요

한국 뮤지컬 시장의 성장은 세계시장에 비견해도 매우 빠른 속도다. 2000년대 140억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10년 만에 3000억원까지 규모를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해는 약 4253억원의 티켓판매액을 기록하면서 4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는 전체 공연시장 티켓 매출의 약 76%를 차지하는 수치였다.(이하 공연예술통합전산망 KOPIS 기준)


ⓒ샤롯데씨어터터

시장의 성장 과정을 살펴보면 주목할 만한 점도 있다. 시장이 갑자기 커지면서 뮤지컬 전용극장이 잇따라 개관하고, 동시에 뮤지컬 전용극장이 생긴 덕에 시장은 또 성장한다. 때문에 업계에서 뮤지컬의 발전을 이야기하면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었던 것 중 하나가 전용극장의 건립이었다.


뮤지컬 전용극장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뮤지컬을 위주로 장기공연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본격적으로 전용극장 건립의 필요성이 거론되었던 시기 역시 2000년대 초 ‘오페라의 유령’이 흥행 성공을 기점으로 뮤지컬 장기공연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면서였다.


연극이나 오페라 등 순수예술과 달리 막대한 자본이 들어가는 상업예술이라는 점에서 뮤지컬은 장기공연이 필수로 여겨졌다. 실제로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의 경우 뮤지컬 전용극장에서 수십 년을 넘게 장기 공연하는 뮤지컬이 보편화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막을 내린 ‘오페라의 유령’은 무려 35년간 브로드웨이에서 공연됐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뮤지컬을 할 수 있는 공연장이 한정되어 있어 극장 대관부터 어려움을 겪어야했고, 장기 대관을 한다는 것도 꿈만 같은 이야기였다. 2003년 ‘캣츠’ 오리지널 팀 내한 공연은 장기 대관이 어려웠던 지방과 서울의 대관 현실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는데, 당시 공연장이 부족해 그 대안으로 천막극장인 빅탑시어터를 들여왔다.


ⓒ에스앤코

이렇듯 공연장 대관 자체가 어렵다 보니 작품에 맞는 공연장을 선정하는 것이 아니라 대관 일정이 나오면 거기에 맞는 작품을 선정하거나 공연장에 맞게 작품을 수정하는 일이 허다했던 것이다.


하지만 2006년 서울 송파구의 샤롯데씨어터를 시작으로 기존 연강홀을 리모델링한 종로구 두산아트센터(2007년 개관), 용산구 블루스퀘어(2011.4 개관), 구로구 대성 디큐브아트센터(2011.8 개관), 종로구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2012.12 개관), 강남구 광림아트센터 BBCH홀(2013.11 개관)이 등장했고, 부산에 소향씨어터(2012 개관)에 이어 가장 최근인 2019년 4월 드림씨어터가 들어섰다.


전용극장이 나오면서 국내 뮤지컬 시장의 상황은 달라졌다. 공연을 올리고 싶어도 공연장이 부족해 기획사들끼리 경쟁을 했다면, 극장별로 좋은 작품을 선점하려는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좋은 작품을 가진 제작사가 좋은 공연장을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구조로 바뀌게 됐다. 이는 단순히 공연장과 제작사와의 관계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관객 입장에서 좋은 공연을 좋은 환경에서 볼 수 있게 되는 결과로 이어지게 된다.


한 공연장 관계자는 “뮤지컬은 전용 극장이 확보됨과 동시에 산업화가 가능한 장르”라며 “뮤지컬 전용극장의 등장은 한국 뮤지컬의 산업화를 부추겼고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관객을 개발하고 창작자들의 레퍼토리 발굴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더 좋은 작품들이 많이 소개되고, 쏟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뮤지컬 전용 극장은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다. 뮤지컬의 특성을 잘 담고 있는 제대로 된 뮤지컬 전용 극장의 필요성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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