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신 자초한 대통령 인터뷰 '주어 논란'... 보수언론 "정치공세 그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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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에는 많은 흠집들이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와 관련해 여권이 일으킨 '주어 논란' 이후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가 원문 공개를 통해 반박하자 보수 언론들도 여권과 대통령실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워싱턴포스트>
다만 이들 언론들은 "주어가 없다"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는 등 대통령실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했다.
그러면서도 이들 언론들은 한편에선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논란 차단에도 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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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이 세상을 바라보는 렌즈에는 많은 흠집들이 있습니다. 때문에 이 렌즈를 통과하는 사실들은 굴절되거나 아예 반사돼 통과하지 못하기도 합니다.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비틀어 왜곡하거나 감춘 사실들을 찾아내 까칠하게 따져봅니다. <편집자말>
[신상호 기자]
▲ 미셸 리 <워싱턴포스트> 기자의 트위터. 미셸 리 기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발언 원문을 공개했다. |
ⓒ 미셸 리 트위터 갈무리 |
윤석열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와 관련해 여권이 일으킨 '주어 논란' 이후 인터뷰를 진행한 기자가 원문 공개를 통해 반박하자 보수 언론들도 여권과 대통령실 대응을 비판하고 나섰다. 다만 논란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순방에 앞서 진행한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일본 과거사 문제에 대해 "그들(일본)이 100년 전 우리의 역사 때문에 (용서를 위해) 무릎을 꿇어야 한다는 생각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밝혔다. 지난 24일 이같은 인터뷰 내용이 공개되자 '윤 대통령이 스스로 일본에게 사과라는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거센 비판을 받았다.
그러자 대통령실은 한글 원문을 공개하면서 윤 대통령의 답변엔 '저는'이라는 주어가 없었다고 진화에 나섰다. 여당인 국민의힘도 대통령 답변에 주어가 없었고,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해야 상식적"이라고 거들었다.
이같은 여권의 주장이 나오자 인터뷰를 진행한 <워싱턴포스트> 미셸 리 기자는 윤 대통령 녹취록을 공개하며 '저는'이라는 주어가 명확히 있었다고 반박했다. 대통령실과 여당이 사실 확인 없이 내놓은 어설픈 대응이 국제적 망신을 사게 된 것이다.
▲ 26일자 조선일보 사설 |
ⓒ 조선 |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주어생략, 오역"에 WP 원문 공개, 이건 또 무슨 망신인가)에서 "일본의 무성의에 대해선 지적하지 않으면서 오히려 비판의 화살을 우리 내부로 돌린 이번 발언은 그저 표현상의 실수로 넘기기는 쉽지 않다"며 "그 발언이 얼마나 국민 감정을 상하게 할지 걱정한 여당이 엉뚱한 해명에 나섰다가 WP 측의 원문 공개로 머쓱해지는 상황까지 연출됐을까"라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신중해야 할 대통령의 외교 언사... 취지 오해받는 일 없도록)을 통해, "이번엔 특히 집권 여당의 어설픈 감싸기가 논란을 증폭시킨 면도 있다"면서 "지난해 9월 윤 대통령 뉴욕 출장 당시의 비속어 논란이나 미국의 도감청 의혹처럼 대통령을 감싸려는 여권의 엇박자 해명으로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일이 반복될까 우려스럽다"고 적었다.
그러면서도 이들 언론들은 한편에선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비판을 '정치공세'로 규정하면서 논란 차단에도 주력했다. 대통령이 해외에서 국익 외교를 펼치는 데 지나친 국내 비판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대통령 말실수만 기다리는 野, 불필요한 구설 만드는 대통령)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데도 민주당은 나라 외교는 제쳐두고 대통령 말수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이 국내에서 도를 넘는 비난을 받으면 외교에서도 그 영향을 받게 된다"며 "최대 동맹국인 미국에 국빈으로 방문한 때만큼은 야당도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도 사설에서 "야당 역시 대통령의 국익 외교에 흠집만 내려는 지나친 정치 공세는 자제해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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