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심리 회복된다는데…서민 체감은 금융위기급 '한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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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소비심리가 두 달째 회복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최근 서민들의 체감은 10년여 전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때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경기 회복을 논하기엔 괴리가 큰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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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한 대외 여건, 물가 자극 위험"
물가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소비심리가 두 달째 회복세를 이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최근 서민들의 체감은 10년여 전 글로벌 금융위기 한파 때에 버금가는 상황으로, 경기 회복을 논하기엔 괴리가 큰 현실이다.
우리나라 경제의 원동력 역할을 해온 수출마저 빨간불이 켜지면서 당분간 소비가 성장을 이끌어줘야 한다는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결국 인플레이션을 잡지 못하면 이중고에 빠지게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6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달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1로 전월 대비 3.1포인트(p) 오르며 전달에 이어 2개월 연속 상승했다. CCSI는 소비자동향지수를 구성하는 주요 6개 개별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로, 이 수치가 높아질수록 소비심리가 나아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물가 상승 흐름이 둔화하고 긴축에 대한 기대가 약화하면서 소비심리가 점차 회복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황희진 한은 경제통계국 통계조사팀장은 "2개월 연속으로 CCSI가 상승한 것은 소비자 입장에서 물가 상승폭이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는 판단과 더불어 내구재와 외식 등을 중심으로 소비가 나아진 영향"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최근 들어 소비심리가 이전보다 좋아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서민들이 느끼는 경제 여건은 여전히 녹록치 않은 게 사실이다. 실제로도 코로나19 직후 최악의 상황에 봉착했던 때보다는 사정이 나아졌지만, 장기적 관점으로 보면 역대급 소비 침체라고 봐야 하는 수준이다.
올해 4월 CCSI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국내에서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2020년 3월(72.5)에 비하면 20p 이상 높아졌다. 그러나 이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본격화했던 이듬해 6월(110.5) 대비로는 다시 15p 넘게 낮아진 상태다.
도리어 현 주소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이 남아있던 당시와 비교하는 게 적절한 실정이다. 코로나19 이전으로 시야를 넓혀보면 지금보다 CCSI가 낮았던 건 2009년 4월 기록인 94.1 이후 최저치다.
문제는 민간의 소비가 경기 회복을 이끌어야 한다는 점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경제성장률은 0.3%로 전분기(-0.4%) 대비 플러스 전환에 성공했다. 민간 소비가 오락문화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5% 증가한 영향이 컸다. 아울러 올해 1분기 성장률에 대한 민간 소비의 기여도는 0.3%p로 분석됐다. 그만큼 소비가 성장률을 끌어 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우리 경제의 성장 엔진이었던 수출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조사 대상 기간 순수출은 경제성장률을 0.1%p 끌어내렸다. 계속되는 무역수지 적자가 경제 성장에 지속적으로 타격을 주는 형국이다. 무역수지는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13개월 연속 마이너스의 늪에 빠져 있다.
대외 무역 환경 상 당장은 수출에 반전이 힘든 만큼, 결과적으로 당분간은 민간 소비가 우리 경제를 이끌어야 한다는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역시 관건은 물가 관리가 될 공산이 크다. 고물가를 잡지 못하면 소비심리 회복에 찬물을 끼얹을 수밖에 없어서다.
한은은 올해 하반기에 접어들면 물가 상승률이 3%대로 낮아지며 둔화 추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 중 연간으로는 지난 2월 전망치인 3.5%에 부합할 것이란 관측이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실내마스크 규제가 해제됐고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는 국면에서 당분간 소비 심리 회복 효과는 이어질 수 있다"며 "다만 국제유가 급등락 등 불확실한 대외 여건이 물가를 자극하고 실질소득도 낮출 수 있어 소비가 큰 회복세로 유지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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