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급차 뺑뺑이 사망 막겠다는 대구…119가 갈 병원 정한다
대구에서는 앞으로 119가 환자를 수용할 병원을 정한다. 최근 대구에서 10대 소녀가 2시간 동안 구급차에서 병원을 찾다가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여러 병원이 ‘구급차 뺑뺑이’를 없애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26일 대구 6개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 따르면 각 병원 응급의학과 과장 6명은 최근 경북대병원에서 회의를 열고 119구급대 이송환자 수용 원칙을 마련했다. 6개 병원은 경북대병원·칠곡경북대병원·영남대병원·계명대 동산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대구파티마병원 등이다.
우선 이날 회의에서 6개 응급의료기관 모두 119구급대가 이송하는 환자를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한다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 이송병원 결정 권한을 부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119구급상황관리센터에서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물으면 일단 받아주기로 한 것이다.
대구응급의료협력추진단장을 맡은 류현욱 경북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이런 합의가 법적 구속력이 있는 건 아니지만,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선정하면 책임을 지고 환자를 받겠다는 취지로 보면 된다”며 “대구시·대구소방본부와도 시스템 마련 등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현장에서 중증 응급 환자가 발생하면 119구급상황관리센터가 응급의료 전산망을 통해 각 응급의료기관 응급실 병상 여유, 이송 거리 등을 참고해 순차적으로 수용 가능한 병원을 찾게 된다. 비중증 응급환자도 119 구급대·구급상황관리센터가 각 병원에 수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병상 여유가 있는 응급의료기관으로 먼저 이송하기로 했다.
지난달 19일 대구에서는 10대 소녀가 4층 건물에서 떨어진 뒤 2시간 동안 119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을 찾아다니다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대구 북부경찰서 등에 따르면 A양(17)은 이날 북구 대현동 4층 높이 건물에서 떨어져 우측 발목과 왼쪽 머리 등을 심하게 다쳤다. 목격자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 구급대가 A양을 구급차에 싣고 2시간 동안 병원을 찾아 헤맸지만, “전문의가 없다” “빈 병상이 없다”는 이유로 A양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없었다. 이 사건으로 119구급대가 이송하는 환자를 수용할 병원이 없으면, 후속 대책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구급대원과 119상황실, 병원이 환자 상태를 공유한 뒤 최단거리 병원을 구급대원에게 자동으로 알려주는 ‘스마트 응급의료 시스템’을 쓰면 구급대원이 병원을 검색해가며 일일이 전화하지 않아도 된다. 구급대원이 최초 응급처치 후 전자 트리아지(환자 중증도 분류)에 환자 부상 정도와 부위, 혈압, 의식 여부 등을 입력하면 연계 병원이 환자 정보를 공유한다. 이후 의료기관 가용자원을 고려해 최단 거리에 있는 적정 병원을 자동으로 선정, 구급대원에게 제공한다. 이송 병원이 정해지면 의료진은 영상 통화로 적절한 의료지도를 하게 된다.
대구=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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