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의 '플레이유 레벨업', 웹툰 세계관 접목된 시즌2 등장
[김상화 기자]
▲ '플레이유 레벨럽 : 빌런이 사는 세상' 포스터 |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유재석의 웹 예능 <플레이유>가 1년 만에 시즌2 <플레이유 레벨업 : 빌런이 사는 세상>(아래 '플레이유 레벨업')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카카오TV를 통해 첫 선을 보인 <플레이유>는 실시간 라이브를 통해 시청자의 댓글로 도움을 받은 유재석이 제한 시간 안에 각종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이 코믹하게 다뤄진 바 있다. 이후 재편집된 영상물이 본 방송으로 소개되는 방식을 채택하면서 기존 TV 및 웹 예능과는 차별화된 구성으로 마니아들의 사랑을 받았다.
지난 25일 첫 생방송을 진행한 <플레이유 레벨업>은 내용 구성 및 세계관 확대, 각 에피소드 별 연결성을 강화하는 등 시즌 1의 방식을 상당 부분 업그레이드시켰다. 유재석 1인의 모험담을 담은 점은 여전히 동일했지만 여기에 카카오의 웹툰+웹소설 <나 혼자만 레벨업>의 세계관을 접목시키면서 마치 블록버스터물 마냥 규모를 확대시켰다. 뿐만 아니라 방영 플랫폼에도 변화가 생겼다.
전작은 '카카오TV'에서 실시간 라이브가 진행되고 본편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시즌2는 웹툰+웹소설 전문 서비스인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매주 화요일 생방송 및 각종 콘텐츠가 제공되며 재편집된 본편은 티빙에서 서비스된다. 달라진 구성 및 방영 도구 등을 통해 제목 그대로 '레벨업'을 이루겠다는 <플레이유 레벨업>은 과연 기존 웹 예능 이상의 가치를 마련해 줄 수 있을까?
▲ '플레이유 레벨럽 : 빌런이 사는 세상' |
ⓒ 카카오 |
25일 진행된 유재석은 평소와 다름 없이 간편한 복장을 입고 시청자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갑작스런 시스템 오류가 발생한다. 이어 화면에는 그가 입던 옷만 바닥에 놓여 있었고 유재석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이윽고 달라진 화면에 잠시 사라졌던 유재석이 재등장한다. 하지만 여기서 만나는 유재석은 현실 속 그가 아니었다. 게임 속 가상 환경으로 옮겨진 '캐릭터 재석'은 빌런 고등학교 학생이 된 것이다.
이에 시청자들은 학생 주임 선생님 아니냐, 교감선생님이다 등등 재미난 댓글로 그를 놀리면서 즉각적 반응을 내비친다. 이에 발끈하는 유재석과 함께 본격적인 게임에 돌입한다. 이날 생방송에서 부여된 미션은 '종례시간 전까지 시험지 유출 빌런을 찾아라'였다. 게임 속 유재석은 'E등급 고교생'이라는 레벨로 설정되었다.
6명의 동급생 무리 틈에서 유재석은 범인, 빌런을 잡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이게 쉽게 해결될 리 만무했다. 간간히 발생하는 시청자들과의 실시간 소통 오류, 보조 출연자들과의 어색한 연기 대결(?)이 맞물리면서 끊임없이 웃음을 선사한 유재석의 첫 미션 성공 여부는 다음달 티빙을 통해 공개될 본 방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플레이유 레벨럽 : 빌런이 사는 세상' |
ⓒ 카카오 |
당초 카카오엔터테인먼트(아래 카카오)는 지난 2020년 자사의 플랫폼 카카오TV를 통해 각종 예능과 드라마를 선보이면서 야심차게 방송 콘텐츠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일반적인 OTT 플랫폼이 월정액 구독제 방식을 취한 데 반해 카카오는 일주일 무료 공개 후 건당 결제 방식이라는 색다른 방식으로 눈길을 모았다. 강호동, 이경규, 김구라 등 쟁쟁한 예능인을 전면에 내세워 각각 <머선129> <맛집의 옆집> <찐경규> <개미도 오늘도 뚠뚠> 등의 프로그램을 속속 등장시켰다.
제법 야심차게 발을 내딛은 카카오 예능은 2021년까지만 하더라고 매주 꾸준히 업데이트가 이뤄지고 신규 작품들이 쏟아지는 등 공격적인 행보가 이어졌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변화가 발생했다. 20여 편 이상의 신작을 공개했던 전년도와 달리 2022년에는 단 7편의 예능 제작만 이뤄졌다. 반면 기존 인기작들은 모두 종영되면서 항간에는 카카오가 웹 예능 제작을 접는 게 아닌가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결국 카카오는 이달 28일부를 기해 기존 유료 프로그램 서비스(결제) 제공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2023년까지 프로그램 제작에만 30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겠다는 야심찬 각오가 있었지만 제작비 대비 저조한 효과 등으로 인해 영상 플랫폼 전략이 대폭 수정된 것이다. 대신 넷플릭스(<좀비버스>), 웨이브(<좋아하면 울리는 짝짝짝>) 등에 자사 제작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했다. 이러한 카카오의 달라진 방향성에 비춰보면 <플레이유>의 시즌2 제작은 다소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한다.
▲ '플레이유 레벨럽 : 빌런이 사는 세상' |
ⓒ 카카오엔터테인먼트 |
얼마 전 인기리에 종영한 <소녀 리버스>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유 레벨업>는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서 실시간 라이브가 이뤄진다(1회만 티빙에서도 실시간 라이브 동시 진행). 동영상 서비스라기 보단 웹툰 및 웹소설 전문 플랫폼을 통한 예능 방영은 다소 의함을 자아낸다. 그런데 여기엔 나름의 숨겨진 의도가 있어 보인다.
현재 <플레이유 레벨업>은 마치 온라인 게임을 하듯이 이뤄지는 방송 내용에 걸맞게 '공략집' 등 각종 미션을 수행하기 위한 도구들이 카카오 페이지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 '캐릭터 재석'에 대한 몰입감을 키우는 것과 동시에 게임적인 요소를 한층 강화시키면서 기존 예능과의 차별화를 도모한다. 카카오의 전작 <소녀 리버스> 역시 유사점을 발견할 수 있었다. 가상 현실 속 캐릭터로 분한 인기 걸그룹 아이돌들이 저마다의 재능을 발휘하는 방식은 웹툰의 요소를 상당 부분 수용한 것이었고 이를 잘 드러내 줄 수 있는 공간이 웹툰 플랫폼인 카카오 페이지였던 것이다.
기존 웹툰+웹소설 IP의 세계관 접목 역시 이와 같은 시도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6~2018년에 걸쳐 서비스된 <나 혼자만 레벨업>은 '레벨업 시스템'을 통해 자신의 능력치를 키우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을 앞세워 악을 소탕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플레이유 레벨업>에선 이를 적극 도입해 게임 속 캐릭터가 된 유재석을 실시간 시청자들이 성장시켜야 한다. 이것이 이번 시즌2의 핵심 요소로 자리잡은 것이다.
보다 젊은 감각을 적극 수용하면서 게임, 웹툰 환경에 익숙한 사용자들의 눈높이에 맞춘 시도가 과연 성공적으로 자리잡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엇비슷한 구성의 웹예능이 우후죽순 난립중인 요즘의 분위기를 감안하면 <플레이유 레벨업>은 일단 차별화 측면에선 합격점을 부여할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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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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