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실 '주어 생략' 허위해명은 중대범죄"
[박소희, 남소연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 남소연 |
이 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에서 윤 대통령의 '나는 100년 전 일을 갖고 일본에게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발언을 대통령실이 '나는'을 뺀 채 공개했던 일을 지적했다. 그는 "정부 작성 문서들은 공문서라고 해서 특별한 신빙성과 증명력을 부여하는 대신에 허위로 작성할 경우 작성자를 형사처벌한다"면서 "말로 하는 거야 적당히 할 수 있지만 정부 공식 문서에 허위내용을 기재하는 건 중대범죄행위"라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해외홍보비서관실이 공개한 내용 : "지금 유럽에서는 참혹한 전쟁을 겪고도 미래를 위해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있습니다.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논란 후 워싱턴포스트가 공개한 원문 : "정말 100년 전의 일들을 가지고 지금 유럽에서는 전쟁을 몇 번씩 겪고 그 참혹한 전쟁을 겪어도 미래를 위해서 전쟁 당사국들이 협력하고 하는데 100년 전에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는 "이 문제는 앞으로 진상조사해야 될 것 같고 법적인 조치도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 발언은 대통령의 역사인식에 관한 문제이기도 하고,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권한 범위 내에 역사왜곡을 마음대로 받아들이고 역사적 범죄행위를 용서할 권한까지 포함되냐는 문제부터 국민에 대한 거짓말 문제까지 매우 복잡하고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며 "지금도 위안부·강제동원 피해자들은 치열하게 싸운다. 대통령과 정부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 역시 "진짜 심각한 문제는 끝난 게 아니라 이제 시작"이라고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의 외신인터뷰 자리에는 통상 외교비서관, 해외홍보비서관은 물론 주요정책이 있을 경우에는 관련 비서관이 동석을 한다"며 "대통령께서 질문을 잘못 이해하실 수도, 기자가 대통령의 진의를 잘못 받아들일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한 기자는 물론 대통령실도 반드시 녹음을 하게 돼 있다"며 "만에 하나 있을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 발언이 문제가 되자 해외홍보비서관실은 대통령실에서 녹음한 발언을 그대로 알린 것이 아니라 짜깁기로 가짜를 알렸다"며 "강인선 해외홍보비서관과 김은혜 홍보수석은 녹취록 속에 버젓이 등장하는 주어를 삭제한 이유가 무엇인가"라고 물었다. 이어 "대통령 얼굴에 온통 먹칠을 하고 있는 자신들의 모습이 정녕 보이지 않는가"라며 "윤석열 대통령은 홍보수석부터 대변인, 해외홍보비서관까지 공보라인을 전면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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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장경태 최고위원은 경찰이 자신의 김건희 여사 명예훼손 혐의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긴 것을 두고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김건희 여사의 캄보디아 방문 영상을 제시하며 "그림자가 어른거려도 조명이 없다면서 대통령실이 저를 고발했다"며 "명예훼손은 반의사불벌죄여서 김 여사가 처벌의사가 있다는 것인데 그러면 직접 고소하는 게 맞지 왜 대통령실 비서실장이 고발하는가"라고 일갈했다.
장 의원은 또 "(고발장에서) '피해자 대통령실, 김건희 등'은 당시 조명을 설치한 적 없다는 같은 문장만 복붙(복사·붙여넣기)했고, 경찰조사에서 확인한 대통령실의 입증자료는 텅빈 집안 사진과 김 여사 중심으로 편집된 영상이 전부"라며 "한마디로 허접 그 자체"라고 힐난했다. 영상을 살펴본 이재명 대표도 "국가권력을 사적인 정치보복에 사용한다면 심각한 문제"라며 "저도 보니까 조명 같은데, 저도 고발하길 바란다"고 거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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