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크랩 케이크' 대하는 언론 태도, 문재인 때와 달랐다

임병도 2023. 4. 26.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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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는 25일 <바이든·尹 만찬 때 나올 '크랩 케이크', 文때와 다른 점 있다는데> 라는 제목으로 국빈 만찬 메뉴 관련 기사를 자사 인터넷판에 내보냈다.

이 기사는 "국빈 만찬 식탁엔 미국을 상징하는 크랩 케이크가 오른다.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 정상의 식사 자리에 크랩 케이크가 올라간 건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2021년 한미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다"라며 "다만 이번 식사는 국빈 만찬으로 진행되는 만큼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메뉴를 준비하고, 크랩 케이크가 전채요리로 준비되는 등 지난 정상회담 때와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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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 '메인' 아닌 '전채요리'라고 강조... 2년 전 <월간조선> , 문 대통령 깎아내리는 소재로 사용

[임병도 기자]

 (좌) 2023년 윤석열-김건희 부부 국빈 만찬 관련 기사, (우) 2015년 한미 정상 회담 오천 메뉴 관련 기사
ⓒ 네이버뉴스 화면 캡처
 
<조선일보>는 25일 <바이든·尹 만찬 때 나올 '크랩 케이크', 文때와 다른 점 있다는데>라는 제목으로 국빈 만찬 메뉴 관련 기사를 자사 인터넷판에 내보냈다. 

이 기사는 "국빈 만찬 식탁엔 미국을 상징하는 크랩 케이크가 오른다. 바이든 대통령과 한국 정상의 식사 자리에 크랩 케이크가 올라간 건 문재인 전 대통령 시절 2021년 한미정상회담 이후 두 번째다"라며 "다만 이번 식사는 국빈 만찬으로 진행되는 만큼 질 바이든 여사가 직접 메뉴를 준비하고, 크랩 케이크가 전채요리로 준비되는 등 지난 정상회담 때와는 몇 가지 차이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기사 속 '미국을 상징하는 크랩 케이크'라는 문장을 읽는 순간, 2015년 한미정상회담 당시 나온 <월간조선> 기사가 떠올랐다.  

당시 해당 매체는 <구글에 문재인-바이든 오찬에 등장한 'crab cake' 치면 연관검색어 1위가 'slang'인 이유는?>이라는 기사에서 "(크랩 케이크는) 속어로 '우리 패거리도 아니면서 근처에 와서 빌빌거리고 절대로 꺼지지도 않는 놈'이라는 의미"라고 보도했다. <월간조선>은 이 기사에서 미국 속어들을 소개하는 인터넷 사이트를 바탕으로 크랩 케이크의 의미를 전하면서 한 번역가의 말을 빌려 "크랩 케이크에 속어로 부정적 의미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부연했다. 

2021년에는 문재인 대통령을 깎아내리는 의미로 사용된 '크랩 케이크'가 윤석열 정부에서는 미국을 상징하는 메뉴로 둔갑한 셈이다.
 
 4월 26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국빈식당에서 윤석열 대한민국 대통령과 영부인 김건희 여사를 위한 국빈 만찬에 앞서 열린 미디어 프리뷰에서 에드워드 리 수석 셰프의 양배추, 콜라비, 펜넬, 오이슬로를 얹은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와 고추장 비네그레트가 전시되어 있다.
ⓒ EPA=연합뉴스
 
<조선일보>는 문재인 대통령의 식사에 나온 크랩 케이크는 '메인요리'였고, 이번에는 '전채요리'임을 강조했다. 그러나 '크랩 케이크'가 전채요리인지 메인요리인지에 따라 의미가 어떻게 달라지는지는 해당 기사에서 설명하지 않았다. 

대신 '크랩 케이크'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문 전 대통령은 '메인'으로 먹을 음식을 윤석열 대통령 부부는 전채로 가볍게 먹을 정도로 대접을 받는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러면서 "문 전 대통령은 국빈 방문이 아닌 의전이 간소화되는 공식실무방문이었다. 별도의 만찬 대신 37분간 진행된 문재인-바이든 단독 회담에서 오찬을 겸했다"라며 "백악관 측은 이 오찬 때 해산물을 좋아하는 문 전 대통령의 식성을 고려해 메릴랜드 크랩 케이크를 메인으로 하는 메뉴를 준비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조선일보>는 "일각에선 정상회담 식탁에 오른 '크랩 케이크' 메뉴를 두고 모욕의 의미가 있는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으나, 사실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한 유튜브 채널 운영자는 문 전 대통령의 오찬 메뉴가 공개되자 '미국에서 이 크랩 케이크의 의미는 대접의 의미가 아니라 모욕의 의미로 쓰인다는 현지 교민들의 주장이 쏟아지고 있다'는 방송을 내보냈었다"고 밝혔다.  

12년 만의 국빈 방미이기에 언론 입장에선 윤석열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이 기사거리가 될 수 있다고 여길 수 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굳이 '크랩 케이크'라는 음식 메뉴를 전채요리로 먹는지 메인요리로 먹는지를 일일이 따지고, 이미 가짜뉴스임이 알려진 사실을 굳이 언급할 필요가 있었는지 다소 의문이다. 

대통령들이 해외순방을 갈 때마다 '패션 외교', '홀대론' 등 각양각색의 말들이 나온다. 그런 기사들 대부분은 언론사가 균형 감각을 잃고 자극적인 보도를 내보낼 때 보이는 행태 중 하나인데, 이는 국익과 외교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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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독립 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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