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감소·고용량 메모리 효과 기대"…SK하이닉스, 2분기 매출 반등 예고(종합)
"1분기 저점 지나며 판매량 증가할 것"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시장 대응 예고
SK하이닉스가 반도체 업황 악화로 두 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저점을 지나면서 2분기부턴 재고가 줄어드는 등 시장 회복 시그널이 나타날 것으로 봤다. 챗GPT 효과로 서버 시장이 커지는 만큼 고용량 메모리 매출 집중, 하반기 본격적인 반전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5조88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8% 줄었다고 26일 공시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3조4023억원이다. 지난해 4분기 1조8984억원 영업손실이 발생한 데 이어 두 분기 연속 적자다. 영업손실률은 67%로 순손실은 2조5855억원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측은 "메모리 반도체 다운턴(Down Turn) 상황이 1분기에도 지속되면서 수요 부진과 제품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졌다"며 실적 감소 배경을 짚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업황 부진으로 'IT 수요 감소→초과 공급→재고 증가→가격 하락→실적 감소'가 일어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메모리 가격은 작년부터 하락세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가 발표한 D램(PC용 DDR4 8Gb 1Gx8) 고정거래가격은 지난달 기준 1.81달러로 1월 큰 폭으로 떨어진 뒤 오르지 못하고 있다. 낸드(메모리카드·USB용 128Gb 16Gx8 MLC) 가격도 전달보다 5.12% 낮아진 3.93달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2분기엔 실적이 좋아질 수 있다는 입장이다. "1분기를 저점으로 점진적으로 판매량이 늘면서 2분기에는 매출 실적이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1분기 고객 재고 감소에 이어 2분기엔 공급 업체까지 재고를 줄이면서 시장 수급 균형이 맞춰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반기엔 본격적인 시장 개선도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챗GPT 등 인공지능(AI) 서버 시장이 커질수록 서버에 쓰이는 고용량 메모리 수요도 늘 것으로 본다. 서버용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고성능 D램과 176단 낸드 기반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를 중심으로 판매에 집중, 매출을 늘릴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을 통해 "AI 서버 출하량이나 관련 메모리 증가율이 최대 40% 이상 5년간 성장할 수 있다"며 "D램과 낸드 관련 메모리는 금액 기준으로 30% 이상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올해 DDR5 고용량 서버는 작년 대비 6배 이상 늘고 HBM은 (매출 기준) 50%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내년에도 동일한 수준으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 수주도 대부분 끝났다는 설명이다.
최신 메모리 제품 투자도 지속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설비투자(CAPEX)를 지난해(19조원)보다 50% 줄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다만 AI 등 시장 변화를 주도할 산업에 활용하는 메모리 제품에 한해선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10나노급 5세대(1b·1b는 미세공정 세대로 1x-1y-1z-1a-1b 순으로 개발) D램과 238단 낸드 등 기존보다 원가 경쟁력이 높은 공정을 중심으로 한 양산 준비에도 투자해 시황 개선 시 빠르게 대응할 계획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여전히 메모리 시장 환경이 어렵지만 이제 바닥을 지나는 것으로 보인다"며 "조만간 시장이 수급 균형점을 찾을 것이라 보고, 수익성 제고와 기술 개발에 집중해 기업가치를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증권사 실적 전망 평균치를 보면, SK하이닉스 2분기 영업손실 전망치는 3조3282억원이다. 매출액 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63% 쪼그라든 5조1100억원이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컨콜에서 최근 중국 사업 리스크가 커지는 것과 관련해 "장기적인 지정학적 리스크, 시장 수요, 팹 운영 효율성 등 종합적인 부분을 고려해 향후 중국 운영 계획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는 특별하게 중국 팹 운영과 관련해 별다른 변화가 없다"며 "미국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유예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어 이에 따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평화 기자 peace@asiae.co.kr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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