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미 기밀문건 유출에도 "철통같은 한미동맹 신뢰 못 흔들어"(종합)

한미정상회담 앞두고 동맹강화 분위기 고조
우크라 군사지원 관련 "상황 모니터링 중"
대만해협 평화 유지 중요, 현상 변경 반대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미국 정보기관의 한국 정부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지 못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북한 핵·우크라이나 군사지원·대만해협 문제 등에 대해서도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윤 대통령이 평화와 질서 유지라는 한미 간 공통된 입장을 강조하며 동맹 강화를 위한 분위기 고조에 나섰다는 관측이다.

윤 대통령은 미국 NBC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한미동맹은 자유와 같은 공동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가) 한미동맹을 지탱하는 철통같은 신뢰를 흔들 이유가 되지 않는다"며 "미국과의 강력한 동맹관계가 최근 유출 문제로 손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번 인터뷰는 워싱턴DC에서 현지시간 지난 24일 이뤄졌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NBC는 윤 대통령이 미국의 동맹국에 대한 스파이 활동이 드러난 것에 대한 어색함을 인정하면서도 "양국 관계는 높은 수준의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됐다"며 "믿음만 있으면 흔들리지 않는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은 유출된 미 국방부 문건에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과 이문희 전 외교비서관 등이 언급된 내용과 관련해 "공개된 정보의 상당수가 위조됐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의 핵포기 없이 북한에 경제적 이익을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입장도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비핵화를 조건으로 한국이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해 온 것에 대해 북한과 빠른 거래를 기대하는 건 "비현실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건 북한이 결코 핵무기에 의존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끌어올리면서 윤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오는 26일 한미정상회담에서 '확장억제'와 관련된 방안을 담은 별도의 문건을 발표할 예정이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핵자산 운영에 참여하거나 전략자산 배치를 정례화하는 방식의 핵우산 강화방안을 담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정상회담의 주요 의제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과 관련해선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앞서 윤 대통령은 방미 직전 영국 통신사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전제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이 됐다. 윤 대통령은 백악관으로부터 지원을 확대하라는 압력은 받고 있지 않다면서 "상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선 대만 해협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무력으로 현재 상황을 바꾸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권해영 기자 roguehy@asiae.co.kr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