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다 상대방 다치게 할 경우 손해배상책임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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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시민신문 김민규]
▲ 축구 도장 상대발이 다쳤을 시 안전배려의무를 준수하였는지는 판단하여야 한다 |
ⓒ pixabay |
회사원 슛돌이는 축구 동호회 활동을 하는 열성 회원입니다. 슛돌이는 여느 때와 같이 퇴근 후 동호회에서 축구 경기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경기 중 공격수인 슛돌이가 공을 향해 달려가던 순간 상대방 골키퍼와 충돌하게 됐습니다.
공만 보고 달려가던 슛돌이는 상대방 골키퍼가 나오는 곳을 보고 피하려 하였지만 이미 가속이 붙어 피하는 것이 어려웠고 결국 충돌하게 된 것입니다. 안타깝게도 상대방 골키퍼는 슛돌이와 충돌하면서 머리를 다쳐 장애 후유증이 남게 됐습니다.
상대방 골키퍼 측은 슛돌이 때문에 장애가 생겼다며 손해배상을 요구했고, 결국 민사소송을 제기하였습니다. 슛돌이는 상대방 골키퍼의 손해를 배상해야 할 책임이 있을까요?
판례는 "운동경기에 참가하는 자는 자신의 행동으로 인해 다른 경기자 등이 다칠 수도 있으므로, 경기규칙을 준수하면서 다른 경기자 등의 생명이나 신체의 안전을 확보하여야 할 신의칙상 주의의무인 안전배려의무가 있다"라고 하여 운동경기를 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안전에 대하여 주의하여할 안전배려의무가 있다고 인정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안전배려의무를 준수하였는지는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하여 판례는 "해당 경기의 종류와 위험성, 당시 경기진행 상황, 관련 당사자들의 경기규칙의 준수 여부, 위반한 경기규칙이 있는 경우 규칙의 성질과 위반 정도, 부상의 부위와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되, 그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하면 그 반칙 행위가 일반적으로 운동경기하는 사람의 사회통념상 인정되는 정도를 상당히 초과하는 경우에만 배상책임이 있다는 것입니다.
"안전배려의무 위반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판례는 조기축구회 경기 중 공격수 을이 상대방 골키퍼 갑과 충돌한 사안에서 "을이 갑과 충돌하는 과정에서 축구경기의 규칙을 위반한 것으로 단정하기 어렵고, 규칙을 위반한 것이라고 보더라도 위반 정도가 무겁다고 보기도 어려우며, 격렬한 신체접촉이 수반되는 축구경기의 내재적 위험성, 골대 앞으로 날아오는 공을 두고 공격수와 골키퍼 사이에 발생할 수 있는 신체접촉의 일반적인 형태 등에 비추어도 을의 행위가 사회적 상당성의 범위를 벗어나 갑에 대한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라며 규칙을 위반하였는지, 위반하였다면 그 정도가 어떠한지 등을 살펴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렇다면 슛돌이의 경우는 책임이 있는 것일까요? 위 판례에 따라 살펴보면, 결국 슛돌이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는지를 보아야 할 것입니다. 슛돌이는 공을 향해 달려가고 있었으므로 상대방 골키퍼와 충돌하고자 하는 의도가 없었고, 상대방 골키퍼를 발견하고는 이를 피하고자 노력하였지만 가속을 이기지 못하고 충돌하게 된 것입니다.
또한 이러한 충돌이 반칙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만약 반칙이라고 하여도 그 정도가 사회적 상당성을 벗어났다고 단정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론적으로 슛돌이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으므로, 상대방 골키퍼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도 없다고 봄이 타당해 보입니다.
요즘 사회체육 활동하는 인구가 많이 늘어나고 있고 그에 따라 사건 사고도 더러 발생하고 있습니다. 운동경기는 자칫 잘못하다가는 누군가 크게 다칠 수 있고 그에 따른 민사분쟁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항상 운동경기 중에 누구든 다칠 수 있다는 것을 주의하며 서로 배려하는 활동을 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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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법무법인 동천(031-334-1600) 변호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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