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또 민낯 드러난 원화…수출 부진에 1340원 돌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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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달러 환율이 26일 장중 1340.5원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달러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원화는 그보다 더 하락하며 좀처럼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 폭 보다 더욱 큰 약세폭을 원화가 기록할 경우 환율은 재차 1340원대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며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 속 위안화 역시 약세를 보일 수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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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도 안돼 46원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
수출부진, 위험자산 회피 심리에 원화↓
러시아 제외 주요국 중 가장 큰 하락폭
원·달러 환율이 26일 장중 1340.5원까지 치솟았다. 미국의 긴축 통화정책이 막바지에 달하면서 달러 상승세가 주춤하고 있으나, 원화는 그보다 더 하락하며 좀처럼 힘을 못쓰는 모습이다. 환율 불안은 수입물가 상승과 국내 증시 하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한국은행 등 외환당국도 향후 흐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 대비 6.9원 오른 1339.1원에 개장했다. 시작과 동시에 연고점을 경신한 환율은 장초반 오름세를 이어가며 1340.5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14일 1294.7원까지 떨어진 뒤 2주도 안돼 46원 가까이 오르는 급등세를 보이는 중이다.
원화는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가장 가파른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기준 달러 대비 원화 가치는 이달 들어 2.78% 하락했다. 이는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으로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 루블화(-3.35%)를 제외하고는 주요국 중 가장 큰 하락폭이다.
올해 들어서만 원화는 달러 대비 5.59% 떨어졌는데, 이 역시 초저금리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일본 엔화(-1.73%)와 호주달러(-2.53%), 중국 위안화(-0.51%), 영국 파운드화(2.69%), 유로화(2.51%) 등과 비교했을 때 절하 수준이 크다.
이처럼 원화가 '나홀로 하락세'를 보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수출 실적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그동안 우리 경제를 떠받쳐왔던 반도체 수출이 부진을 이어가면서 '10대 경제 강국'이란 위상 아래 숨어있던 원화의 민낯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1위 수출 품목인 반도체가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6.5%로 전세계 최고 수준이다. 대중국 수출 부진으로 13개월 연속 무적적자가 이어지면서 경기 불안이 커졌고, 이에 따라 원화 역시 동반 하락했다는 분석이다.
우리 경제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큰 가운데, 최근 미국 퍼스트리퍼블릭 은행의 위기설이 다시 부상하며 전세계적으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위축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는 분위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지수화한 달러인덱스는 25일(현지시간) 오후 8시30분께 101.80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하면 높은 수준은 아니나, 글로벌 금융불안으로 원화 매수 유인이 낮아지고 달러 강세 흐름이 생기면서 달러 대비 원화가 더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이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우리나라 외환보유액은 국제통화기금(IMF)이 권고하는 적정 수준을 3년째 하회하고 있다. IMF는 통상 100~150%를 적정한 외환보유액 수준으로 보는데, 지난해 우리나라의 IMF 외환보유액 적정성 평가지수는 97%에 불과하다.
다만 경제당국은 한미 통화스와프 재개 등에는 여전히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24일 기자들과 만나 "지금 통화스와프가 급하게 해결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 환율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아직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날 환율은 외환당국 개입 경계심에 오전 상승폭을 다소 반납하며 1338원대에서 등락을 이어가는 중이다. 전문가들은 비관적인 수출 전망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1350원 가까이 오를 가능성도 열어둬야 한다고 보고 있다.
김승혁 NH선물 연구원은 "달러 강세 폭 보다 더욱 큰 약세폭을 원화가 기록할 경우 환율은 재차 1340원대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며 "글로벌 달러 강세 분위기 속 위안화 역시 약세를 보일 수 있어 원·달러 환율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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