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컵이 친환경일까…"제품 순환, 환경영향 평가해 개선"

안세진 2023. 4. 26.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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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탁 교수, 순환 체계로의 전환 이뤄져야…'전과정 평가' 제시
P&G "우수한 제품력·환경성 동시에 갖춘 제품 개발에 힘써"
환경개선 위해 소비자의 녹색상품 소비 등 작은 실천 강조
25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열린 한국P&G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양지안 서울녹색구매지원센터 센터장이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한국P&G가 25일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사진=안세진 기자

“일반적으로는 종이컵이 유리컵보다 환경에 악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면 어떨까요? 유리컵은 종이컵보다 제조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고, 더 무거워 운반 과정에서 탄소배출량이 크며, 세척 과정에서 물과 세제를 사용합니다”

한국P&G는 25일 간담회를 통해 친환경을 바라보는 이 같은 전과정평가(LCA) 접근법을 제시했다. LCA는 원료 수급, 제조, 포장, 운송, 사용, 폐기 등 제품 모든 과정의 각 단계에서 발생하는 환경적 영향을 측정하고 평가해 이를 개선하는 접근법이다.

이날 허탁 건국대 화학공학부 명예교수(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은 "탄소 감축을 넘어 탄소 중립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생산-소비-폐기'로 구성된 기존의 선형 체계에서 '생산-소비-수거-재활용'이 반복되는 순환 체계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순환 체계로의 전환을 위해 LCA를 기존 환경 발자국 보다 더 신경 써야 한다"며 "LCA는 제품의 전 생애 주기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기존 환경 담론 대비 포괄적이며, 가장 개선이 필요한 단계를 발견하고 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종이컵과 유리컵을 예로 들었다. 종이컵은 재료 사용량이 적고 세척, 세제가 필요 없으며 제조 시 에너지 사용이 적은 반면 재활용이 어렵다. 유리컵은 재료 사용량이 많고 세척, 세제가 필요하며 제조 시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지만 유통 과정의 연비가 낮고 재활용이 용이하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열린 한국P&G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허탁 건국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 겸 한국환경한림원 회장이 발표하고 있다.

"LCA 통한 지구 보호 계속할 것"

이날 한국P&G는 지난 2021년 밝힌 '넷제로 2040'(NET ZERO 2040) 실천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했다. 넷제로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양과 흡수하는 양을 같게 만들어 순배출량을 0(제로)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대외협력본부 상무는 "제품의 원료 채취부터 제조, 운송, 사용, 폐기 전과정에서 넷제로를 달성하고자 한다"면서 "이러한 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가 P&G 시스템상에 트래킹 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품에서 발생하는 탄소의 83%는 실제 소비자가 사용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라며 "한국P&G 세제 제품을 기준으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세제 전체 환경발자국의 60% 정도는 세탁기 내에서 물이 데워지는 과정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에 찬물에도 잘 빨리는 세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한국P&G는 '앰비션2030'의 구체적인 달성률도 공개했다. 이 회사는 2017년 글로벌 지속가능성 비전으로 앰비션2030을 발표한 바 있다. 기후, 쓰레기, 물, 자연 등 자사 사업에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핵심 분야로 선정해 2030년까지 달성할 목표치를 제시했었다.

기후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모든 제조시설에서 재생에너지 100% 사용을 목표로 했고, 현재 달성률은 99%에 달했다. 2010년 대비 2030년까지 자사 제조시설·공급망에서 온실가스 발생량을 50% 감축하겠다는 목표는 현재 57% 감축까지 달성했다. 쓰레기 부문에서는 2030년까지 제품, 포장재를 재활용·재사용 가능 포장재로 100% 전환한다는 목표였고, 현재 79%까지 달성했다.

물 부문에서는 2010년 기준으로 2030년까지 제조시설에서 물 사용을 35% 줄이겠다는 목표를 내세웠는데 현재 27%까지 효율성을 증가시켰다. 또 자연 분야에서는 2022년까지 조달되는 종이의 100%를 재활용된 종이나 제3의 기관의 인증받은 새 종이로 사용한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이는 99.6%까지 달성했다.

25일 오전 서울 중구 커뮤니티하우스마실에서 열린 한국P&G 2023 환경 지속가능성 기자간담회에서 예현숙 한국P&G ESG 리더가 경영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안세진 기자

"일반 소비자 노력도 필요"

양지안 녹색무매지원센터 센터장은 일상 속 '녹턴'의 중요성에 대해 공유했다. 양 센터장은 "기업과 정부뿐만 아니라 소비자의 역할도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라며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는 게 가장 급선무지만 제품 구매를 해야 한다면 '녹색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녹색 상품은 원료부터 폐기까지 이르는 전 과정에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제품을 의미한다. 환경부 등으로부터 인증받은 마크를 통해 그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양 센터장은 △냉장고에 적정 용량만 채우기 △세탁기 사용 횟수 줄이기 △물티슈 사용 줄이기 △보일러 배관 청소를 통해 열효율 높이기 등 일반 소비자들이 환경 개선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상 속 팁을 공유했다.

안세진 기자 asj0525@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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