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으로 살아내는 예배를” 신효철 ㈜거룩한153 대표

우성규 2023. 4. 26.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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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을 꿈꾸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연어로만 이끄는 신효철 인천영락교회 장로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주일엔 음식점 문을 닫는다. 술 없이 연어 등 일식 요리를 내놓는다. 식당 바깥엔 오직 예수의 영문인 ‘Only Jesus’가 새겨져 있다. 매장에는 찬양이 흘러나오고 종이컵에는 성경 말씀이 적혀 있다. 매출의 1%는 선교 후원금으로 사용한다. 연어 전문 레스토랑 ‘연어로만’의 전국 체인점 25곳을 이끄는 ㈜거룩한153 대표인 신효철(43) 인천영락교회 장로와 가맹점주들의 다짐이다.

‘연트럴파크’로 불리는 젊은이들의 성지, 서울 지하철 홍대입구역 3번 출구 앞의 ‘연어로만S’ 연남점에서 신 대표를 만났다. 메뉴판 표지엔 “주말은 가족과 함께, 주일은 주님과 함께”라고 새겨져 있다. 벽에는 시편 119편 105절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가 역시 영문(Your word is a lamp to my feet and a light for my path)으로 적혀 있다. 교회 레스토랑인가 헷갈릴 수 있다.

신 대표는 “일터교회이고 일터선교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어로만 이름에서 ‘로만’은 예수님 당시 세상의 중심이던 로마를 가리킨다. 연어로 일식으로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겠다는 사명이 담겨있다. 회사 이름인 ㈜거룩한153에서 153 역시 요한복음 21장에서 비롯한다. 부활한 예수님이 빈 배에서 풀이 죽어 있던 베드로와 제자들에게 나타나 그물을 던지라고 하신 뒤 거둬들인 물고기가 백쉰세 마리였다.(요 21:11) 인간의 능력과 의지가 아닌 주님의 뜻대로 나아가는 기업이란 의미다.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인천의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신 대표는 아기 때 손위 누나를 사고로 잃으며 가족이 믿음을 갖게 된다. 신 대표를 위해 기도하던 어머니는 폐병으로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시기 직전 그의 가슴에 십자가를 그리며 하나님을 잘 섬기고 이웃을 사랑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되라는 마지막 당부를 남겼다. 아버지도 어머니를 따라 1년 후 병으로 세상을 떠나게 된 이후 신 대표는 회심을 경험하게 된다. 그는 “세 분이 살아계셨더라면 선한 일을 하시고 삶의 예배자로 살았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면서 “제가 그렇게 삶의 예배자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말했다.

삶의 예배자로서 택한 것이 크리스천 외식기업 CEO이다. 일식을 기반으로 외식업에 진출한 그는 음식으로 세계에 복음을 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광어나 우럭보다 세계인에게 더 사랑받는 연어에 집중하게 된다. 창업 8년 만에 서울에서 제주까지 전국 25곳에 연어로만 가맹점을 개척하게 됐다. 가맹점주들은 매달 한 차례씩 신 대표와 함께하는 ‘거룩한 월례회’를 진행한다. 매출 등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동시에 음식으로 복음을 전하겠다는 비전을 공유하며 새로운 메뉴 등에 대한 아이디어도 나눈다. 신 대표는 “영성 인성 전문성을 겸비하기 위해 노력하는 대화의 자리”라고 소개했다.

외식산업의 암흑기였던 코로나 3년은 연어로만에게도 쉽지 않았다. 신 대표는 “비즈니스 모델을 돌아보며 스스로 부족함을 깨닫게 하셨다”면서 “향후 고급화와 1~2인 창업의 투 트랙 전략에 관한 영감을 얻었고 미국 진출의 꿈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주일에 영업하지 않고 재난이 발생하면 자신들의 샌드위치를 즉각 공수해 구호하는 미국의 세계적 외식기업 칙필레가 연어로만의 롤모델이다.

사진=신석현 포토그래퍼


창업을 꿈꾸는 젊은 크리스천들에게 신 대표는 뜻밖에도 ‘하인리히의 법칙’을 들려줬다. 하버트 윌리엄 하인리히가 1930년대 ‘산업재해 예방: 과학적 접근’이란 책에서 언급한 내용으로 다른 말로 하면 1:29:300의 법칙이다. 대형참사(1)가 일어나려면 경미한 부상이 수십 차례(29) 일어나고 그보다 앞서 수백 건(300)의 무상해 사고가 있었다는 관찰이다. 신 대표는 이를 창업에 적용하려면 거꾸로 해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사업 아이템이 좋다고 해도 먼저 300명 멘토를 마음에 품으라고 조언합니다. 해당 분야에 인사이트가 있고 책이나 강연을 통해 전문지식을 접할 수 있는 300명을 파악해야 합니다. 그다음엔 직접 찾아가 만나서 멘토링을 받을 수 있는 29명이 필요합니다. 내가 먼저 좋은 사람이 되어야 좋은 멘토를 만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한 분은 성령님의 의사결정입니다. 기도와 간구로 최종 결정을 해야 합니다. 창업가에겐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보다 역경지수(AQ)가 중요합니다. 수많은 역경에도 굴복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해 목표를 성취하는 능력입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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