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장관 "한미가 함께 북핵 억제 가능"

26일 與 공부모임에서 강연
'자체 핵 무장론' 언급 없이
"한미 함께 대응 역량" 강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26일 "한미가 함께 북의 핵 사용을 억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공부모임 '국민공감'에 강연자로 나서 "북핵, 미사일 위협이 심각하다는 것에 다들 동의하실 테지만 너무 과도하게 불안해하실 필요는 없다고 말하고 싶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핵위협이 갈수록 고조되면서 정치권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론'이 거론되고 있지만, 미국이 동맹국에 대한 핵 공격을 막는 '확장억제'에 힘을 실은 것이다.

그근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강연에서도 우리 군의 북핵·미사일 대응으로 미국의 확장억제 실행력 강화와 한국형 3축 체계 강화를 소개했다. 이 장관의 강연 자료에 자체 핵무장은 한 차례도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한 의원은 "강연에서 자체 핵무장 이야기는 아예 나오지 않았다"며 "질의 시간에도 방미 중인 상황에서 예민한 부분은 질문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이 장관의 강연은 한미 정상이 확장억제를 명문화하는 별도의 성명을 마련하는 것과 같은 맥락인 것으로 해석된다. 양국 정상은 26일(현지시간) 회담에서 미국의 확장억제를 강화한 이른바 '한국형 핵우산'을 담은 별도의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 정상이 회담 후 확장억제와 관련한 별도의 문서를 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이 장관은 이날 강연 후 기자들과 만나 "제가 말하는 것은 회담과 관계없이 별도의 주제로 설명하는 것"이라며 "회담과 연결시키지 않아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그동안 국민의힘은 자체 핵무장 등 확장억제보다 강력한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제시해왔다. 류성걸 의원은 지난 17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대한민국 자체 핵 보유' 토론회를 열었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축사에서 "기존의 확장억제 방식인 핵우산을 넘어 전술핵 재배치, 핵 공유 등 새로운 방안에 대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며 "기존의 거부억제 방식을 넘어선 보복억제 강화로 북한의 핵 공갈이 자멸로 귀결될 것이라는 확실한 시그널을 보여줄 때"라고 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그동안 자체 핵무장론에 대해 조심스러운 입장을 견지했다. 이 장관은 지난 6일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체 핵무장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은 것에 대한 질의에 "국민의 희망사항과 실제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달리 봐야 한다고 본다"며 "많은 국민들이 원한다고 해서 중대한 정책을 거기 따라가는 것은 또 다른 문제가 있다"고 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