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세계 4번째 달 착륙국' 꿈 물거품됐다

김봉수 2023. 4. 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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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저녁(현지시각) 아이스페이스사 하쿠토-R M1호 달 착륙 실패

일본이 사상 첫 민간 달 탐사선 착륙에 실패했다. 세계 4번째 달 착륙 탐사국이 되겠다는 꿈은 일단 물건너갔다.

우주전문매체 스페이스닷컴에 따르면 일본 민간 우주개발 스타트업 아이스페이스(ispace)는 25일 오후 12시 40분쯤(미국 동부 시각) 달 궤도 100km를 돌던 자체 제작 착륙선 하쿠토-R M1호를 착륙시킬 예정이었지만 통신 두절로 실패했다. 하카마다 다케시 ispace 대표는 착륙 소식을 전하기 위해 진행된 웹캐스트 생방송에서 "달 표면 착륙에 성공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계속 통신 연결을 시도할 계획이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해 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M1호의 착륙 실패에 따라 일본은 미국, 러시아(옛 소련), 중국에 이어 4번째 달 착륙 탐사 성공 국가가 되는 데 실패하게 됐다. 아랍에미리트도 M1호를 통해 자체 개발한 달 표면 탐사 로버를 보냈다가 손실되면서 5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되지 못했다.

ispace는 2013~2018년까지 구글이 2000만달러의 상금을 내걸고 진행한 달 착륙 탐사 프로젝트 공모전(Google Lunar X Prize)에 '하쿠토(흰 토끼라는 뜻)'팀을 꾸려 참가한 이후 비록 상금을 받을 수 있는 기한이 지났음에도 계속해서 달 착륙 탐사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착륙선 개발을 마치고 지난해 12월11일 스페이스X의 팰컨9 발사체를 이용해 탐사선을 달에 보내는데까지는 성공했다. 올해 3월20일 달 궤도에 진입한 M1호는 이날 달 표면 북서쪽 '얼음의 바다(Sea of Cold)'에 위치한 넓이 87km의 아틀라스 크레이터에 착륙할 계획이었다. M1 호는 원격 측정 결과 상으로는 제 자리를 잡고 있는 것으로 보였지만 착륙 시도를 위한 지령에도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ispace의 운영팀은 착륙 예정 시간이 한참 지난 후에도 어떤 응답이 없자 실패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M1호에서는 데이터가 전송되고 있으며, ispace 측은 실패에도 불구하고 얻은 게 많다는 평가다.

M1 호의 실패에 따라 탑재돼 있던 탐사 로버들도 손실됐다. M1 호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개발한 초소형 미니 로봇 '소라-Q'와 아랍에미리트 우주청이 제작한 10kg 짜리 미니 로버 라시드가 탑재돼 있었다. 특히 라시드는 캐나다 회사들이 개발한 인공지능 운영 시스템과 다중 이미지 촬영 장치가 부착된 첨단 장비로 2주간 달 표면의 특징을 연구하는데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었다.

아랍에미리트 달 탐사로버 '라시드'

ispace는 내년과 2025년에도 각각 달 착륙 탐사를 시도할 예정이다. 앞서 2019년엔 이스라엘의 스페이스IL사가 베레시트 착륙선을 발사했지만 실패했었다. 미국 어드밴스드 스페이스사가 발사한 달 탐사선 캡스톤(CAPSTONE)이 지난해 11월 달에 도착했지만 착륙 탐사 임무가 아닌 궤도 탐사선이었다.

한편 ispace의 이번 달 착륙 탐사 시도는 성공할 경우 민간 부문의 첫 달 진출로 주목을 받아왔다. 현재까지 달 탐사는 주로 국가 차원에서 진행돼 왔지만 민간 회사들도 달에서 물이나 다른 자원을 찾아 상업화할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이에 NASA는 올해 말부터 정기적으로 '상업용 달 화물 서비스(CLPS)'를 실시할 예정이다. 민간 회사ㆍ외국의 의뢰를 받아 과학 실험 도구나 관측 장비, 로버 등을 달의 원하는 지점에 실어 날라주는 프로그램이다. 이미 10여개의 민간 회사ㆍ외국 기관들이 이에 호응해 여러가지 달 탐사 프로그램을 준비 중이다. 한국도 한국천문연구원(KASI)이 2024년 미국의 우주개발 스타트업 '인튜어티브 머신스'가 CLPS를 통해 보낼 착륙선에 고에너지 입자 관측을 위한 '루셈(LUSEMㆍ달우주환경모니터)'을 개발하고 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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