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고공행진하는 美 CDS [글로벌 시황&이슈]

정연국 기자 2023. 4. 26. 08:13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정연국 기자]
[월가 인사이드] 美 부채한도 협상 난항에 고공행진하는 美 CDS

오늘 우리가 한 발 더 깊게. 또 더 넓게 살펴봐야 할 월가 소식들 짚어보시죠. 부채한도 협상. 이미 시장이 우려하고 있던 사항 중 하나지만, 최근 여러 가지 원인으로 시장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는데요. 오늘은 연방 부채 한도를 둘러싼 미국 의회의 팽팽한 줄다리기 싸움과 시장 반응 체크해보겠습니다.

현재 시장에는 부채한도 협상 실패. 그러니까 미국 디폴트 가능성이 높게 반영되고 있습니다. 특히 CDS 즉 신용디폴트스왑이 급등했는데요. 25일 기준으로 CDS 프리미엄은 54.11bp로, 2011년 이후 최고 수준을 나타냈습니다. CDS프리미엄은 부도 위험을 대비하기 위한 일종의 보험료 성격의 수수료인데요.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건 부도 위험이 올랐다는 이야기겠죠. 국채 시장 역시 이런 우려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단기물, 특히 1개월과 3개월 만기 국채 금리에 반영되고 있는데요. 국채 가격과 국채 금리는 반비례 관계에 있죠. 투자자들은 최근 디폴트 시한이었던 이번 7월에서 8월에 만기가 도래하는 3개월물 국채금리를 매도했습니다. 대신, 유동성이 풍부하고, 디폴트 시한을 피할 수 있는 1개월물을 매수해왔습니다. 그렇다 보니 1개월물 국채 금리는 내리고, 3개월물 국채금리는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1개월물 금리가 최근 흐름과는 반대로 53bp 급등했는데요. 부채한도 만기 시간이 당겨지면서 1개월물도 안전하지 않다는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매도세가 촉발돼 금리가 급등한 겁니다. 이렇듯 단기물은 부채한도 문제를 두고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연방 부채 한도 문제는 이미 작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 온 문제입니다. 그런 만큼 빠르게 복습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은 매년 엄청난 규모의 재정 적자를 내고 있습니다. 세금으로 거둬들이는 돈 보다 정부의 지출이 더 크다는 이야기죠. 그렇다 보니 국채를 발행해 부족한 부분을 메꾸고 있는데요. 하지만, 국채를 무한대로 찍어낼 수는 없어 미국 의회는 상한선을 정해뒀고, 이게 바로 부채 한도입니다. 정부 부채가 한도까지 차오를 때마다 한도를 늘려왔고요. 1960년 이후 약 78번이나 올려왔다고 합니다. 현재 미국의 연방 부채 한도는 31조 3천 810억 달러로, 이미 1월에 해당 부채 한도에 도달했습니다.

따라서 의회가 부채 한도를 올리기 전까지 미국 재무부는 디폴트 즉 채무불이행을 피하고자 특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는데요. 불필요한 지출을 멈추고 재무부가 보유한 현금으로 일종의 ‘버티기’에 들어가겠다는 겁니다. 언제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죠.

그런데 미국 의회. 쉽게 협의에 나설 것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공화당이 하원을 장악하고 있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어, 교착 상태가 길어지고 있고요. 공화당은 현재 예산 삭감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인데, 이 없이는 부채 한도 상향도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양보할 수 없다며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죠. 따라서 이렇게 협상이 길어지면 2011년 당시 S&P가 미국의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초유의 사태가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겁니다.

앞서 CDS와 국채 시장에서도 봤듯, 최근 부채 한도 위기가 유독 부각되고 있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때문입니다. 바로 미국 공화당 연방 지출 삭감안과 디폴트 시한이 임박했다는 우려인데요.

현지 시각 19일이었습니다. 캐빈 매카시 미국 하원의장은 내년 3월까지 부채 한도를 1조 5천억 달러 상향하는 대신, 연방 정부 지출을 1천 399억 달러 줄이는 법안을 공개했습니다. 이후 오는 현지 시각 30일인 일요일. 공화당이 제안한 해당 법안을 미국 하원에 상정할 것이라고 했는데요. 매카시 의장은 민주당 동의없이 과반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이번 주에 법안을 통화시킬 거란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주요 기관 및 외신들은 해당 법안에 물음표를 던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일단 무디스는 예산 삭감은 결국 미국 경제 성장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블룸버그는 민주당이 상원을 장하고 있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도 상원을 통과할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고요. 또, 하원 내 민주당과 공화당 의석 차이가 크지 않아 애초에 공화당 내 이탈표가 나온다면 하원 통과도 어려울 수 있다고 봤습니다. 오늘 바이든 대통령은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 보니 뚜렷한 해결책 없이 미국 의회 내 갈등만 부각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자 두 번째 요인. X-데이 시한이 임박했다는 겁니다. 여기서 x-데이란, 버티기에 들어간 재무부의 현금이 고갈되는 시점인데요. 원래는 7월에서 8월에 고갈될 것으로 보였으나, 최근 나온 지표에 따르면 세수가 줄면서 현금이 고갈되고 있어 이 시점이 앞당겨지고 있는데요. 특히 골드만삭스는 이 시점이 6월 초라고 분석하기도 했고 옐런 장관 역시 오늘 6월이 될 수도 있다고 봤습니다. 블룸버그는 재무부가 이르면 이번 주 혹은 다음 주에 이 디폴트 시한과 관련된 내용을 업데이트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따라서 이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공화당의 연방 지출 삭감안. 그리고 재무부의 디폴트 시한 업데이트. 모두 이번 주 혹은 다음 주 초에 추가적인 내용들이 나올 예정입니다. 디폴트 우려가 부각되고 있는 상황에서 관련 소식들도 잘 체크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지금까지 월가 인사이드, 이예은이었습니다.
정연국 기자 ykjeong@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