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 남은 배유나 "대영 언니, 이제 막아야죠"

안희수 2023. 4. 26.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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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유나가 24일 그랜드하얏트 인천에서 열린 2022~23시즌 V리그 축승회에서 챔피언 결정전 우승 트로피를 잡고 있다. IS포토
뿔뿔이 흩어진 한국도로공사(도로공사)의 황금 세대. 홀로 남은 배유나(34)는 다시 한번 반전을 보여줄 생각이다. 

도로공사는 2022~23시즌 V리그 여자부 챔피언 결정전(챔프전·5전 3승제)에서 흥국생명에 3승(2패)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1·2차전을 내준 뒤 내리 세 경기를 잡고 정상에 오른 역대 첫 팀이 됐다. 정규리그 3위가 1위를 잡은 업셋 시리즈이기도 했다. 

도로공사는 오프시즌을 보내며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주포 박정아(30)가 페퍼저축은행, 주전 미들 블로커(센터)였던 정대영(42)이 GS칼텍스로 이적했기 때문이다. 2017~18시즌 통합 우승 등 도로공사의 전성기를 이끈 황금 세대가 해체된 것. 

이번 FA 시장 최대어 중 한 명이었던 배유나는 도로공사에 남았다. 여자부 센터 최고 대우(기간 3년·총액 최대 16억5000만원)를 받았다. 

그는 2022~23시즌 이동 공격 1위(성공률 51.70%) 시간차 공격 4위(성공률 51.00%) 블로킹 2위(세트당 0.771개)에 오른 전천후 센터다. 도로공사는 박정아와 정대영이 이적하며 득점력과 제공권 장악력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공·수 핵심 선수인 배유나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지난 24일 도로공사 우승 축승회에 참석한 배유나는 장내 스크린을 통해 흘러나온 흥국생명과의 챔프전 하이라이트 영상에 눈을 떼지 못했다. 그는 “아직도 우승한 게 믿기지 않는다"라고 했다. 더불어 오랜 시간 함께 뛰었던 정대영·박정아의 이적도 실감했다. 다른 유니폼을 입은 두 선수는 축승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배유나는 “(정)대영 언니와 (박)정아 모두 좋은 대우를 받았다. 팀 입장에서도 아름다운 이별”이라고 웃어 보인 뒤 “대영 언니와는 GS칼텍스에서 뛰었던 시절(2007~14시즌)을 포함해 거의 13년 동안 한솥밥을 먹었다. 네트를 마주 보고 있으면 이상할 것 같다”라는 속내를 전했다. 

배유나는 원래 코트 위에서 다른 팀 선수와의 친분을 의식하지 않는 편이라고. 하지만 정대영과 박정아를 상대로는 다른 모습을 예고했다. 배유나는 “정아한테는 말도 걸고, 농담도 하고 싶다. 대영 언니의 강점과 습관은 누구보다 내가 잘 알고 있다. 이제는 막아야 한다”라고 했다. 

페퍼저축은행·IBK기업은행·흥국생명 등 FA 시장에서 전력을 보강한 다른 팀이 많다. 도로공사는 주축 선수 2명을 잡지 못하며 전력이 떨어졌다.

배유나도 도로공사를 향한 외부 시선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의식하지 않는다. 그는 “주축 선수들이 이적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다음 시즌(2023~24) 우리 팀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졌을 것”이라면서도 “올 시즌(2022~23)도 도로공사가 우승할 것이라고 예상한 이들이 많지 않았다. 잠재력 있는 젊은 선수들이 빈자리를 메울 것이다. 나도 더 공격적으로 나서겠다. 다시 한번 반전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였다. 

인천=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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