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별' 28개 앞에 선 尹 "한국전 용사 없인 대한민국 없었다"
찰스 브라운 공군참모총장(대장), 리사 프란체티 해군참모차장(대장), 폴 라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대장), 커티스 스캐퍼로티 전 한미연합사령관(대장), 존 틸럴리 전 한미연합사령관(대장), 버나드 샴포우 전 미8군사령관(대장), 마이클 빌스 전 미8군사령관(대장).
25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리츠칼튼 호텔에 미군 ‘별’ 28개가 떴다. 한ㆍ미 동맹 70주년 기념 오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이들 앞에서 랄프 퍼켓 예비역 육군 대령, 앨머 로이스 윌리엄스 예비역 해군 대령에게 최고 무공훈장인 태극무공 훈장을 친수하고, 고(故) 발도메로로페즈 중위에게는 조카인 조셉로페즈가 참석한 가운데 훈장을 추서했다. 세 사람은 모두 한국 전쟁의 미군 영웅들로, 한국 대통령이 외국 현지에서 무공훈장을 친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50년 11월 미 제8군 유격중대 중대장(중위)으로 참전한 피켓 대령은 평안북도 205고지 진지를 6회에 걸쳐 사수하고 대원들의 목숨을 구했다. 윌리엄스 대령은 1952년 11월 미그15기 7대와 교전 끝에 4대를 격추했고, 고(故) 로페즈 중위는 1950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때 수류탄에 몸을 던져 부하들의 희생을 막았다. 피켓 대령의 휠체어를 직접 밀어 무대로 이동한 윤 대통령은 이들에게 훈장을 수여하고, 빨간 휘장과 부장을 직접 달아줬다.
윤 대통령은 오찬사에서 ”전쟁의 폐허를 딛고 글로벌 리더 국가로 발돋움한 대한민국의 눈부신 번영은 미국의 수많은 젊은이의 희생과 헌신 위에 서 있다“며 ”자유의 가치를 믿는 180만 명의 젊은이들이 공산화의 위기에 처한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한국전쟁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오직 자유를 지킨다는 사명 하나로 전혀 알지도 못하는 나라,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국민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셨다“며 ”한국전 참전용사들의 희생이 없었다면 오늘날 대한민국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국전쟁은 잊혀진 전쟁이 아니라 승리한 전쟁이고, 기억해야 할 전쟁“이라며 ”여러분이 바로 대한민국의 오늘을 있게 한 영웅이자 진정한 우리들의 친구“라고 치하했다. 윤 대통령이 ”지금 이 시간에도 한국에는 대한민국의 자유와 평화를 수호하기 위해 2만8000명의 주한미군 전우들이 우리 국군과 함께하고 있다“고 말하자 참석자들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은 ”피로 맺어진 한ㆍ미 동맹은 70년간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이며 강력한 동맹 관계를 만들어 왔다“며 ”한ㆍ미 양국이 신뢰와 믿음을 통해 견고한 자유 수호 동맹으로 더욱 발전해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오찬장에는 전사했거나 전쟁 후 세상을 떠난 용사들을 추모하는 취지에서 빈 테이블이 마련됐다. 윤 대통령은 이 테이블에 마련된 촛불을 켜고 목례했다.
이날 행사엔 한ㆍ미 동맹의 상징인 제임스 밴 플리트 장군의 외손자 조셉 맥 크리스천 주니어와 백선엽 장군의 장녀인 남희 씨도 함께했다. 한국전쟁 때 미 8군 사령관을 맡았던 밴플리트 장군은 퇴역 이후에도 미국에 ‘코리아 소사이어티(The Korea Society)’를 만드는 등 평생을 한ㆍ미 관계 발전에 헌신했다. 윤 대통령은 헤드테이블에 앉은 크리스천 주니어와 악수하며 ”외조부가 북한의 남침을 막아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미국 측에선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대사, ‘한국사위’라 래리 호건 전 메릴랜드 주지사를 비롯한 참전 용사 유가족과 하원의원 등이 참석했다. 한국에선 제2연평해전을 승리로 이끈 이희완 해군 대령, 연평도 포격전 당시 포7중대장이었던 김정수 해병대 중령, 천안함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해군 대령과 참전 장병 전준영 예비역 해군 병장, 비무장지대(DMZ) 목함 지뢰 사건 부상 장병인 하재헌 예비역 육군 중사와 김정원 육군 중사, K-9 자주포 폭발 부상 장병인 이찬호 예비역 육군 병장 등이 참석했다.
워싱턴=권호 기자 kw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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