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 못푸는 2금융]③PF 비껴갔지만…올해 녹록지 않은 카드사
PF대출 영향은 한정적
연체율 및 수수료 문제 풀어야
이자비용 부담도 숙제
지난해 '상고하저'를 보낸 카드사들이 올해에도 만만치 않은 시기를 보낼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을 휩쓸었던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는 비껴갔지만 고정이하여신 비중이 상승한데다 소비위축도 예상돼 생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6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 등 7개 전업 신용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 잔액은 1조37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15.8%(1875억원) 증가한 규모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로 금융사의 부실을 측정하는 척도로 꼽힌다. 카드사 고정이하여신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2019년 이후 4년 만이다.
전년 대비 92억원 감소한 삼성카드를 제외하면 모든 카드사의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했다. 전년 대비 120.5%(653억원) 늘어난 우리카드의 증가 폭이 가장 컸다. 이어 롯데카드(41.3%, 606억원), 하나카드(20.9%, 127억원) 등의 순서였다. 비율로는 롯데카드가 1.12%로 가장 높았다. 전년 대비 0.1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1개월 이상 연체된 채권을 뜻하는 요주의이하여신비율도 롯데카드가 6.1%로 가장 높았다. 부동산PF대출에 가장 많이 진출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주요 카드사 중 부동산PF에 진출한 곳은 롯데카드와 신한카드로 파악됐다. 지난해 말 가계대출을 제외한 장단기 대출금 및 기타대출채권 잔액 1위도 롯데카드(2조7861억원)였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추정한 롯데카드의 부동산PF대출액은 지난해 상반기 기준 1조4490억원이다. 신한카드(2901억원)의 5배 이상인 규모다. 다만 캐피탈사나 증권사처럼 큰 문제는 없다는 평가다. 나이스신용평가는 "다만 사업장의 지역, 사업 단계 및 상환순위를 고려할 때 롯데카드의 PF 익스포져 위험도는 대형 증권사, AA급 캐피탈사 대비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PF대출 위험은 비껴갔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우선 연체율은 대부분 올랐다. 7개 전업카드사 중 전년 대비 0.05%포인트 떨어진 0.95%를 기록한 삼성카드를 제외하면 모두 1%를 넘겼다. 우리카드의 경우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한 1.65%로 가장 높았다. 이어 KB국민카드(1.34%), 하나카드(1.30%), 신한카드(1.20%) 등의 순서였다.
올해에는 다소 금리 상승세가 진정될 수 있겠지만 여전히 연체율을 비롯한 건전성 관리에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 카드사 임원은 "연체율 0.1%포인트에 수백억원의 실적이 오가는 만큼 조달비용이 급등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연체율 관리에 온 힘을 기울였다"라며 "카드사 고객이 다중채무자 비중이 많은 만큼 올해도 각종 건전성 관리에 힘쓰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간편결제 수수료 부담도 문제가 될 수 있다. 결제 금액의 0.15%가량의 수수료를 받는 애플페이가 확대될 경우 추가 수수료 부담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그동안 결제 건당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았던 삼성페이까지 덩달아 수수료를 요구할 수도 있다. 가맹점수수료율은 내리막만 걷는 상황에서 추가 수수료 부담이 생긴다면 수익성 악화는 피하기 힘든 실정이다.
여기에 더해 예년 대비 오른 조달비용 때문에 추가로 들어갈 이자비용만 올해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여신전문금융채 금리가 지난해 말보다는 안정됐지만 여전히 2022년 초보다 1.4%포인트 높은 3.8~3.9%대에 이르고 있어 차환 부담이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하현수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코로나19 기간 공격적인 자산 성장의 결과 과거 대비 차환 물량의 규모가 크게 늘었지만 현재 신규발행 금리와 만기도래채권 금리차를 고려하면 향후 2~3년간 카드사 이자비용 부담 증가가 상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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