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무릎 발언’에 “쓰잘데기 없는 소리” 전 주일대사 비판
“대통령님 언어 구사, 인지 능력에 문제” 강도 높은 비판
국민의힘 상임고문 이재오도 “한술 더 뜬 국힘 더 문제”
강창일 전 주일대사가 윤석열 대통령의 이른바 ‘무릎 발언’에 대해 “쓰잘데기 없는 소리”(‘쓸데없는’의 방언)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외신 인터뷰 논란이 이어지는 것을 지적하면서 “대통령님 언어 구상 능력, 언어 인지 능력에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도 말했다. 강 전 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 4선 의원 출신으로 문재인정부에서 주일대사를 역임했다. 대표적인 일본통으로 꼽힌다.
강 전 대사는 25일 KBS 더라이브에 출연해 윤 대통령의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 발언 논란에 대해 “한·미 정상회담은 아주 중요한 기회다. 왜 쓰잘데기 없는 얘기를 해서 문제를 키우느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도 그렇고 대변인(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그렇고 대한민국 국민이 한국말 모르는 문맹인 줄 아느냐”면서 “그러면 안 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강 전 대사는 윤 대통령의 연이은 외신 인터뷰 논란을 언급하면서 ‘언어 능력’ 자체에 의문을 제기했다. 강 전 대사는 “외신 논란이 한두 번도 아니다”면서 요미우리신문, 로이터통신, 워싱턴포스트를 거론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께서 언어 구사 능력, 언어 인지 능력에 좀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난달 15일 일본 요미우리신문과의 인터뷰에서는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을 한국 정부 산하 재단인 제3자가 변제하는 해법을 밝히면서 구상권도 청구하지 않도록 한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지난 19일 영국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도 우크라이나 대량살상 무기 지원을 시사한 대목이나 대만 관련 발언으로 논란이 불거졌다.
진행자가 “말씀이 좀 세다”고 반응하자 강 전 대사는 “센 게 아니다”라면서 “결례된 얘기지만 어떻게 말 한마디만 하면 문제가 커지느냐. 아주 갑갑하다”고 자신의 발언을 정정하지 않았다. 이어 “참모들은 뭐하는 거냐”며 윤 대통령의 외신 인터뷰 메시지와 발언을 사전에 조율하지 못한 참모들도 질책했다.
함께 출연한 이재오 국민의힘 상임고문도 WP 인터뷰 논란과 관련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이 고문은 “대통령의 발언도 적절하지 않았지만 그 해석이 더 문제”라면서 “주어가 없다고 하니깐 국민의힘이 한술 더 떠서 그 주어가 일본이라고 했다. 일본이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을 왜 우리 대통령이 얘기하느냐”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 한·일 관계가 더욱 진전되길 바라는 마음에 하신 말씀이라고 (논란을) 끊어버리면 되는데, ’주어가 없다’ ‘주어가 일본이다’ 등 엉뚱한 소리를 하니 문제가 커지고, 대통령이 하는 말이 더 부적절한 말이 돼버렸다”고 꼬집었다.
이 고문은 윤 대통령의 WP 인터뷰 내용에 대해 “사실도 맞지 않는다”며 “대통령이 왜곡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 감정이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든지 무릎 꿇으라든지 그런 생각을 갖고 있지 않다”며 “(그런 표현은) 조폭들이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이 식민지배한 시절에 침략한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때 고통받은 사람들이 아직 살아있다. 그러니 지난날의 침략을 항상 반성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가져 달라는 게 (국민들의) 요구”라고 설명했다.
‘국민 정서와 괴리가 있다’는 사회자의 평가에는 “아주아주 괴리가 있다”고 수긍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국빈방문 하루 전인 지난 24일 공개된 WP 인터뷰에서 “100년 전의 일을 가지고 (일본에)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발언했다. 야당을 중심으로 강한 비판이 제기되자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해당 문장의 주어가 윤 대통령이 아닌 ‘일본’이라며 사태 수습을 시도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과 직접 인터뷰한 WP 기자가 녹취록을 트위터에 공개하면서 해당 발언의 주어가 윤 대통령임이 명확해졌다.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어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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