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담배업체, 대북제재 위반 8500억 벌금

전웅빈 2023. 4. 26. 0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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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북한과 담배 사업을 벌이며 대북제재 등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6억3520만 달러(약 8524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법무부는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자회사가 관리하는 제3자 회사를 이용해 북한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속해서 법을 어겼다"며 "이 제3자 회사는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해 약 4억2800만 달러를 받았고, 이 돈은 BAT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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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담배 회사 브리티시아메리칸타바코(BAT)가 북한과 담배 사업을 벌이며 대북제재 등을 위반한 혐의를 인정하고 6억3520만 달러(약 8524억 원)의 벌금을 내기로 했다. 미 대북제재 역사상 가장 큰 규모다.

BAT 측 변호인단은 25일(현지시간) 2007~2017년 북한 정부 관련 사업을 통해 담배를 판매하고 미국 달러로 대금을 받은 사실을 시인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블룸버그 등 외신이 보도했다.

매슈 올슨 국가안보 차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BAT와 자회사는 미국의 제재를 우회하고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정교한 계획에 관여해 자금이 북한의 금고로 불법적으로 유입되도록 허용했다”며 “법무부가 부과한 역대 최대 단일 규모 대북 제재 벌금”이라고 설명했다.

BAT는 미 법무부와 기소유예 합의(DPA)를,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과 민사 합의를 체결해 형사 처벌은 면할 수 있었다. 싱가포르에 있는 BAT 간접 자회사는 법무부와 양형 합의에 들어갔다. 잭 보울스 BAT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과거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위법 행위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법원 서류에 따르면 북한 담배회사는 2001년 북한에서 판매할 BAT 담배를 제조하기 위한 합작 공장을 설립했다. BAT는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2007년 회사 공장 지분을 모두 매각한다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싱가포르 자회사를 통해 북한 사업과 관련한 통제권을 계속 유지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0년 북한이 BAT가 제조한 담배를 재수출해 외화를 벌어들였다고 보도했다. 당시 BAT는 2007년 이후 대북 사업을 중단했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이었다.

BAT 측은 전 세계에 있는 유령 법인과 금융기관 네트워크를 만들어 북한과의 담배 사업을 계속해 왔다. 검찰은 BAT 사업부가 북한에 대한 판매를 감추기 위해 거래를 꾸몄고, 이에 따라 미국 은행 등 금융 기관은 달러화 거래를 처리했다고 지적했다. 북한을 대신해 판매 대금을 받아주기 위한 사기도 공모한 것이다.

법무부는 “2007년부터 2017년 사이 자회사가 관리하는 제3자 회사를 이용해 북한에서 사업을 하면서 지속해서 법을 어겼다”며 “이 제3자 회사는 북한에 담배 제품을 판매해 약 4억2800만 달러를 받았고, 이 돈은 BAT로 흘러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BAT가 2017년까지 싱가포르 주재 북한 대사관에도 담배를 수출했다고 언급했다. BAT 측 관계자는 회사가 담배 제품을 제조하는 데 필요한 모든 원료도 북한에 계속해서 공급했다고 증언했다.

법무부는 이날 북한에서 담배 제품의 불법 판매를 조장한 혐의로 북한 은행가 심현섭(39)과 중국 국적의 친궈밍(60)과 한린리(41) 등을 기소했다.

법무부는 이들이 2009~2019년 BAT의 잎담배를 사들여 북한에 넘겼다. 법무부는 7400만 달러 규모의 거래를 최소 310건 이상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북한은 이런 불법 거래로 약 7억 달러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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