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퍼스트리퍼블릭 폭락에 하락 마감…나스닥 1.98%↓

뉴욕=조슬기나 2023. 4. 26. 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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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25일(현지시간)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한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지표를 소화하며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의 주가 폭락으로 미 은행권을 둘러싼 위기감이 재부각되면서 투심도 직격탄을 맞았다. 이날 장 마감 후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알파벳이 실적을 공개한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4.57포인트(1.02%) 떨어진 3만3530.83에 거래를 마쳤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65.41포인트(1.58%) 낮은 4071.63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38.05포인트(1.98%) 하락한 1만1799.16에 장을 마감했다.

S&P500에서 모든 업종이 하락했다.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이후 위기설에 휩싸인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은 1분기 예금이 41%가량 급감했다는 전날 발표에 현재 전장 대비 49.38% 하락 마감했다. UPS는 월가 기대에 못 미치는 주당순이익 2.20달러에 그치며 10% 가까이 밀렸다. 반면 펩시코는 실적이 예상을 상회하며 2.27% 올랐다. 실적 공개를 앞둔 MS와 알파벳은 각각 2.25%, 2.0% 밀려 정규장을 마감했다. 대표 기술주인 테슬라(-1.16%), 엔비디아(-2.96%), 아마존(-3.43%), 애플(-0.94%) 등도 하락세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투자자들은 이번 주 쏟아지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과 경제 지표들을 주시하고 있다.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이 전날 공개한 1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33% 감소했다. 예금 보유액은 40.8% 줄어든 1045억달러에 그쳤다. 이날 장 마감 후 MS와 알파벳을 시작으로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플랫폼, 아마존 등 굵직굵직한 빅테크들의 1분기 성적표도 주중 공개된다. 전날 퍼스트리퍼블릭은행에 이어 미 지역은행 실적들도 쏟아질 예정이다. 이번 주 실적을 발표하는 기업의 수는 S&P500 상장사 중 3분의 1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주 대형은행주들의 실적 호조가 뉴욕증시를 견인한 만큼, 이번 주에도 빅테크를 중심으로 한 실적 및 향후 전망이 증시 향방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팩트셋에 따르면 이날 오전까지 실적을 공개한 S&P500 상장 기업 중 76%가 예상을 상회하는 주당순이익(EPS)을 거둔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레피니티브에 따르면 S&P500 상장기업의 1분기 순이익은 전체적으로 5.2%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CIBC 프라이빗 웰스 US의 데이비드 도나베디안 최고투자책임자는 빅테크들이 높은 금리와 경기 둔화징후에 얼마나 잘 대응하고 있는 지가 시장 방향의 핵심이 될 것으로 진단했다. 샌더스 모리스 해리스의 조지 볼 회장은 "대형 기술주가 남은 시장을 주도하지 못할 수 있다"며 "경제 우려, 이익 마진에 따른 비용 절감 등이 하나의 공통분모에 집중돼 있지만 지금까지 실적은 혼합돼있다"고 평가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앞두고 당국자들이 블랙아웃 기간에 돌입한 가운데 이번 주에는 연방준비제도(Fed)가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3월 개인소비지출(PCE) 가격 지수, 성장률 발표도 예정돼있다. 월가 전문가들은 근원 PCE가 전년 동기 대비 4.5%, 전월 대비 0.3%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은 Fed가 5월 베이비스텝(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에 나설 가능성을 74%가량 반영하고 있다.

이날 공개된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4월 비제조업지수는 -16.2까지 떨어졌다. 전월은 -0.1이었다. 이는 2020년12월 이후 가장 부진한 것으로 마이너스 수치는 경기 위축을 가리킨다.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신규주문이 감소하면서 마이너스폭은 한층 악화했다. 앞서 공개된 제조업지수는 -31.3이었다.

같은 날 발표된 주택판매는 높은 모기지 금리에도 불구하고 깜짝 증가를 나타냈다. 상무부의 계절조정 데이터에 따르면 3월 신규주택판매는 9.6% 증가한 68만3000건을 기록했다.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가 집계한 2월 계절 조정 전미 주택가격지수는 전월보다 0.2% 올랐다. 8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다.

이와 함께 이번 주 후반 발표되는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은 2%안팎의 성장이 예상된다. AXS인베스트먼트의 그렉 바숙 CEO는 "경제데이터에 집중하는 이유 중 하나는 투자자들의 내러티브가 여전히 Fed, 금리 주변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7~10일간 나오는 경제 보고서들이 향후 Fed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할지 이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경제지표들이 혼합된 모습을 보이면서 계속 불확실성을 지속시킬 것이라고도 내다봤다.

미 은행권 우려가 재부각되면서 안전자산 선호 심리도 확인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5%이상 오른 101.8선을 나타냈다. 금 선물도 소폭 오른 온스당 2000달러선을 기록했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 국채금리는 하락했다.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3.4%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3.94%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국채금리 하락은 안전자산인 국채 가격 상승을 가리킨다.

반면 위험회피 심리로 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9달러(2.15%) 떨어진 배럴당 77.0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3월 31일 이후 최저치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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