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해서 돌아온 정구호 스타일 ‘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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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이자 영화 미술감독, 브랜드·공간·전시 등의 비주얼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구호는 한국 무용계에 '정구호 스타일'을 만든 인물이다.
정구호 연출은 지난 25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한국무용에서) '전통의 진화'를 목표로 작업을 해왔다. 앞서 국립무용단의 '향연'까지가 전통을 정리하는 단계였다면 그 이후엔 서서히 진화를 보여준다"면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전통이 가장 진화된 지점에 와 있다. 앞으로는 전통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컨템포러리한 작업까지 향해 갈 예정이다. 전통이 가장 현대적인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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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디자이너이자 영화 미술감독, 브랜드·공간·전시 등의 비주얼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정구호는 한국 무용계에 ‘정구호 스타일’을 만든 인물이다. 그는 연출뿐만 아니라 무대·의상·조명·소품 등 미장센 전 분야의 디자인을 맡아 한국무용에 현대적 감성과 세련미를 부여했다. 국립무용단의 ‘단’(2013) ‘묵향’(2013) ‘향연’(2014) ‘춘상’(2017) ‘산조’(2021), 전북도립국악원의 ‘모악정서’(2019), 경기도무용단의 ‘경합’(2022) 등 그의 손길이 간 작품들은 늘 화제를 일으키며 관객을 불러 모았다. 덕분에 1000석 넘는 대극장에서 열린 한국무용이 일반 관객으로 매진되는 이변을 일으켰다. 작품성에 대한 평단의 반응은 엇갈리지만 ‘정구호 스타일’ 한국무용이 관객층을 넓힌 것은 분명하다.
지난해 서울시무용단(단장 정혜진)이 정구호와 손잡고 선보인 ‘일무’ 역시 지난해 제작극장을 표방한 세종문화회관에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가져다 줬다. 3022석의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4회 공연된 ‘일무’가 웅장하면서도 아름다운 무대라는 평가 속에 75%의 객석점유율을 기록한 것이다.
정구호가 연출과 디자인, 정혜진과 김성훈이 안무, 김재덕이 안무와 음악을 담당한 ‘일무’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호이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종묘제례악에서 출발했다. 종묘제례악은 조선 시대 왕과 왕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는 제례의식에 사용되는 기악과 노래, 춤을 말한다. 그 가운데 제례무를 ‘일무(佾舞)’라 하는데 하나로 열을 맞추어 춤을 춘다는 뜻이다. 다만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종묘 제례무를 모티브로 하지만 원형의 재현이 아닌 새롭게 창작된 춤이다. 총 55명 무용수가 열을 맞춰 대형군무를 선보이는 ‘일무’는 한국 전통무용의 형태와 구성을 살리면서 현대적 응용으로 새로운 계승을 지향한다.
5월 25일부터 28일까지 선보이는 재연 무대는 초연에서 부족했던 부분을 수정·보완해 완성도를 높였다. 우선 전체 구성이 3막에서 4막으로 바뀌었다. 1막 ‘일무연구’, 2막 ‘궁중무연구’, 3막 ‘죽무’, 4막 ‘신일무’로 재편성했는데, 초연과 비교해 2막 ‘궁중무연구’를 줄인 뒤 새롭게 만든 ‘죽무’로 3막을 구성했다. ‘죽무’는 큰 장대를 활용한 남성들의 춤으로 강렬한 힘을 보여주는 창작춤이다. 전통(1·2막)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현대적인 창작춤(4막) 사이에 디딤돌 역할을 한다. 춤 이외에 의상도 훨씬 강렬하면서도 깔끔하게 바뀌었다. 그리고 선과 색감을 이용한 무대장치와 영상을 통해 미니멀리즘을 추구하는 정구호만의 미장센을 한층 업그레이드시켰다.
정구호 연출은 지난 25일 서울시무용단 연습실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년간 (한국무용에서) ‘전통의 진화’를 목표로 작업을 해왔다. 앞서 국립무용단의 ‘향연’까지가 전통을 정리하는 단계였다면 그 이후엔 서서히 진화를 보여준다”면서 “서울시무용단의 ‘일무’는 전통이 가장 진화된 지점에 와 있다. 앞으로는 전통이라고 규정할 수 없는 컨템포러리한 작업까지 향해 갈 예정이다. 전통이 가장 현대적인 공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게 최종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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