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은 무릎 인사, MB는 카트 탔다…尹∙바이든 케미 결정적 장면은
한국과 미국의 최고 지도자가 대면하는 정상회담은 양국 중요 현안인 ‘의제’와 격식이 들어가는 ‘의전’에 스포트라이트가 쏠린다. 하지만 꼭 한ㆍ미 정상회담이 긴장감이 감도는 딱딱한 테이블에서만 이뤄지는 건 아니다. 때로는 무거운 분위기의 회담장을 벗어나 이뤄지는 가벼운 대화나 산책ㆍ골프 등 레저 활동 과정에서 두 정상의 ‘케미’가 빛을 발하곤 한다. 또 그런 장면이 사람들 뇌리에 깊이 각인될 때가 많다.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으로 이뤄지는 이번 한ㆍ미 정상회담에서는 어떤 결정적 한 컷이 나올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취임 직후인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헤어질 때 ‘엄지 척’ 인사를 나누며 환송하는 모습이 화제가 된 적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5월 22일 경기 오산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방문을 끝으로 2박 3일의 방한 일정을 마친 바이든 대통령을 보내며 활짝 웃음 지은 채 서로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바이든 대통령의 핵심 참모는 대통령 전용기 이륙 전 한국 대통령실에 전화를 걸어 “진정한 유대가 형성된 것을 느꼈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소감을 전했다고 한다.
‘혈맹’ 부각시킨 文 전 대통령 ‘무릎 인사’
문재인 전 대통령의 명장면으로 꼽히는 ‘미군 노병 옆 무릎 인사’도 그랬다. 2021년 5월 21일 방미 당시 미국 백악관에서 열린 한국전 참전 용사 랠프 퍼켓 주니어(당시 94세) 예비역 대령의 명예훈장 수여식이 끝난 뒤 기념사진을 찍을 때였다. “같이 사진을 찍자”는 바이든 대통령의 즉석 제안에 문 전 대통령이 의자에 앉은 퍼켓 예비역 대령 옆에서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무릎을 꿇고 예를 표한 장면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장면을 두고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매우 상징적이고 감동적이었다. 피로 맺어진 한ㆍ미동맹의 강점을 부각시켰다”고 평했다.
朴 전 대통령, 오바마와 ‘백악관 산책’
두 정상이 오찬 회담과 공동 기자회견으로 이어진 만남에서 2시간 이상을 함께 보낸 뒤 단둘이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산책을 하며 얘기를 주고받는 장면은 ‘신 스틸러’가 됐다.
MB, 부시 태우고 ‘카트 운전’
이 전 대통령이 취재진을 향해 손을 흔들자 부시 전 대통령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며 “파인 드라이버(Fine driver, 훌륭한 운전자)”라고 한 모습은 양국 지도자의 스스럼 없는 우의를 과시한 장면으로 남았다.
盧 전 대통령, 부시와 ‘동갑내기 회담’
두 정상은 초면이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이 백악관 기자회견 뒤 노 전 대통령의 어깨에 가볍게 손을 올리며 길을 안내하는 모습이 양국 정상의 친근감을 대변했다. 한국의 진보 대통령과 미국의 보수 대통령 간 만남이란 점에서 평탄하지 않을 거란 편견을 깨는 장면으로도 평가받는다.
DJ-클린턴 ‘귓속말’…YS는 ‘조깅 외교’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3년 7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방한으로 성사된 양국 정상회담 때 청와대 녹지원을 9바퀴 도는 ‘조깅 외교’로 화제를 뿌렸다. 둘은 그로부터 2년 뒤인 1995년 7월 김영삼 전 대통령이 방미했을 때도 백악관 경내를 함께 달렸다.
서정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역대 한ㆍ미 정상회담에서는 사전에 예상치 못했던 뜻밖의 상황이 동맹의 끈끈한 우의를 드러내는 일이 많았다”며 “오랜 정치 경험에 위트도 갖춘 바이든 대통령과 시원시원한 면이 있는 윤 대통령은 지난해 엄지 척 인사로 우정을 과시했었다. 무대를 미국으로 바꿔 치르는 이번 회담에서는 어떤 인상적 장면을 만들어낼지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형구 기자 kim.hyoungg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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