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민들 “죽었다 살아난 느낌”… 尹, 미국행 기내서 공중지휘

정우진,국방부 2023. 4. 26. 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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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벌 간 무력 충돌로 내전이 진행 중인 수단에서 탈출한 우리 교민 28명이 25일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교민들이 탑승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교민들은 23일 오전 하르툼에서 출발해 포트수단까지 약 1170㎞를 30여 시간 동안 버스로 이동했고, 24일 오후 포트수단에서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에 탑승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공항으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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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단 교민 韓 도착… 긴박했던 탈출
가족들 “못 볼 줄 알았다” 안도
일본인들도 동승… 日 “韓에 감사”
수단에 거주하다 내전을 피해 탈출한 교민 어린이가 25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가족을 만나고 있다. 이 어린이를 포함한 교민 28명은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를 타고 서울공항에 무사히 도착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군벌 간 무력 충돌로 내전이 진행 중인 수단에서 탈출한 우리 교민 28명이 25일 무사히 한국에 도착했다.

교민들이 탑승한 공군 다목적 공중급유수송기 KC-330 ‘시그너스’는 이날 오후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활주로에는 교민 가족 30여명이 마중을 나왔다. 교민들이 수송기에서 내리자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들은 지친 표정이었지만 가족들과 마주하자 환하게 웃었다.

참사관인 어머니를 따라 수단에 머물렀던 6살 이모양은 마중 나온 가족들을 꽉 끌어안았다. 다른 교민에게 꽃다발을 전한 가족은 “왜 이렇게 말랐냐”며 안쓰러워했다. 딸과 사위를 기다렸다던 한 부부는 “영영 못 보는 것 아닌가 불안했다”며 “하나님께 감사하고 윤석열 대통령과 외교부, 군인분들이 신경을 써준 것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수단의 한 공장에서 근무했던 반용우(56)씨는 “총 쏘고 대포 쏘고 집 주변에서 정말 전쟁이 일어났다. 죽었다 살아난 느낌”이라며 “대사관 직원분들이 목숨을 걸고 오셨고 너무 고생하셨다”고 말했다. 이로써 수단 교민 구출 작전 ‘프라미스’(국민의 생명·안전을 지킨다는 약속을 뜻함)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프라미스 작전은 집결 단계부터 한국 도착까지 긴박한 순간의 연속이었다. 집결지였던 하르툼 소재 한국대사관으로 모이기도 쉽지 않았다. 대사관에서 불과 1.3㎞ 떨어진 하르툼 공항은 격전지였고 교민 거주지는 모두 흩어져 있었기 때문이다. 대사관 직원들이 방탄차량 등을 이용해 교민들을 집결지로 이송했다.

교민들은 23일 오전 하르툼에서 출발해 포트수단까지 약 1170㎞를 30여 시간 동안 버스로 이동했고, 24일 오후 포트수단에서 수송기 C-130J ‘슈퍼 허큘리스’에 탑승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제다 공항으로 이동했다. 이어 제다 공항에 대기하고 있던 KC-330을 타고 귀국길에 올랐다.

수단 탈출 과정에선 아랍에미리트(UAE)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UAE 측은 주요 탈출 경로였던 하르툼 공항을 활용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 정부에 포트수단까지 육로 이송을 제안하고 차량 제공 및 경호까지 도맡았다. 외교부 관계자는 “UAE 행정청장이 직접 ‘한국 국민이 곧 우리의 국민(Your people are our people)’이라며 모든 차원의 도움을 주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으로 향하는 전용기 내에서 구출 작전을 지휘했다.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윤 대통령은 기내에서 위성으로 용산위기관리센터를 연결해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상황 보고를 받으며 탈출 직전까지 상황을 지휘했다”고 설명했다.

하르툼에서 포트수단으로 이동하는 버스엔 일본인 5명도 동승했다. 일본 정부의 요청으로 한국대사관 직원이 집결지까지 일본인들을 직접 수송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수단 거주 일본인의 탈출과 관련해 “한국과 UAE, 유엔의 협력이 있었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

정우진 기자, 국방부 공동취재단 uz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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