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3년새 33%서 65%로… 연립·다세대·빌라 ‘떼인 전세금’ 폭증

임송수 2023. 4. 26.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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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들어 세입자들이 살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의 3분의 2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연립주택·다세대·빌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적으로 속출하는 전세사기 의심 사례들도 이들 주택 유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만큼 향후 경매 진행에 따라 미수 금액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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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78억원… 올해 300억 넘길 듯
서민형 주택에 전세사기 집중 발생
향후 경매 진행 따라 미수금 더 늘 듯


올들어 세입자들이 살던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는 바람에 돌려받지 못한 전세보증금의 3분의 2가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연립주택·다세대·빌라’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전국적으로 속출하는 전세사기 의심 사례들도 이들 주택 유형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한 만큼 향후 경매 진행에 따라 미수 금액이 급증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5일 대법원에 따르면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주택이 경매로 넘어가면서 세입자가 보증금을 반환받지 못한 전세보증금 미수 사례는 7506건으로 집계됐다.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은 2906억6000만원에 달했다.


보증금 미수 사례는 배당요구서에 기재된 임차인의 배당요구액보다 배당액이 적은 경우에 해당한다. 주택이 경매를 통해 낙찰되면 권리관계에 따라 배당이 이뤄지는데, 이때 세입자가 받은 배당액이 전세보증금보다 적었다는 뜻이다.

특히 서민들이 주로 거주하는 연립·다세대·빌라의 미수금이 증가하고 있다. 연립·다세대·빌라 미수금은 2018년 186억원에서 지난해 269억원으로 꾸준히 늘었다. 올해는 1분기까지 벌써 78억원을 기록하며 추세상 올해 말 미수금이 30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커졌다.

전체 미수금에서 연립·다세대·빌라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0년 33%에서 지난해 60.7%로 증가하면서 아파트 미수금을 역전했다. 올해엔 이 비중이 65.2%까지 치솟은 상태다.

최근 조직적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이들 주택 유형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어 향후 경매 절차가 진행되면 미반환 보증금 규모가 커질 전망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보증사고 7974건 중 아파트는 2253건에 그쳤다. 나머지는 다가구주택 등에서 발생한 사고다.

이들 피해 주택들은 근저당권이 설정된 경우가 많아 보증금 회수가 더욱 어렵다. 인천 미추홀구 건축왕 남모씨 사건의 경우 대부분 남씨가 금융회사에서 선순위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뒤 세입자와 전세 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피해 임차인 대부분이 후순위권자다. 근저당권이 잡혀 있는 경매 물건은 금융기관, 매입추심업체(NPL) 등이 선순위로 배당을 받아가게 돼 있다. 지난달 주택 전세사기 의심 사례가 발생한 지역의 경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50~70% 선에 형성돼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세입자들에 돌아가는 배당은 현저히 적을 수밖에 없다.

정부·여당은 임시방편으로 경매 기일을 미루고, 그 사이 피해 임차인이 살던 주택을 경매로 낙찰받는 데 우선권을 주거나 공공임대로 살 수 있도록 선택하는 내용을 특별법에 담을 예정이다. 야당에서는 보증금 일부를 반환할 수 있는 특별법을 발의했지만 정부는 떼인 보증금을 직접 갚아주는 건 어렵다는 입장이다.

임송수 기자 songst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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