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경의 열매] 손봉호 (7) “교회 한번 가보자” 친구 권유로 하나님과 첫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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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유교 가정에서 자랐고 경주는 불교의 도시였으니 기독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같은 학급 친구 신용도가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그 교회는 일제 때 신사참배가 잘못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고신교단에 속했는데 주일성수 등 성경의 명령을 철저하게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비교적 어렸을 때 교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나의 신앙은 마치 모태신앙과 비슷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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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으로 모범 보이신 윤봉기 목사님의
신실함 닮은 외동 아들 윤종하 선생
롤 모델 삼고 많은 지도와 사랑 받아
나는 유교 가정에서 자랐고 경주는 불교의 도시였으니 기독교에 대해서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중학교 2학년 때 어느 날 같은 학급 친구 신용도가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가보자고 제안했다. 용도도 중학생이었으니 기독교가 무엇인지, 왜 교회에 가야 하는지를 설명할 수도 없었고, 그렇게 간곡하게 권하지도 않았다. 그저 “와 보라!”식의 전도였다. 나도 별로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고 그저 호기심으로 용도가 다녔던 경주읍교회에 가 봤고 그 때 중학생들까지 다녔던 주일학교에 등록했다.
그 교회는 일제 때 신사참배가 잘못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회개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한 고신교단에 속했는데 주일성수 등 성경의 명령을 철저하게 순종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담임 목사였던 윤봉기 목사님은 자상하셨으나 매우 엄격하신 분이었고 자신의 삶으로 모범을 보이셨으므로 온 교인들이 존경했다. 거기서 목사님의 외동아들 윤종하 선생을 만났는데 훗날 ‘성서유니온’과 ‘매일성경’을 시작한 분이다. 목사님을 닮아 그도 매우 신실했고 어린 우리들이 따른 롤 모델이었다. 경주중고등학교뿐만 아니라 후에 서울대학교 영문과 선배가 되어 나는 일생동안 그로부터 많은 지도와 사랑을 받는 특권을 누렸다.
나는 교회 집회에 거의 빠지지 않았고 성경도 열심히 읽었다. 그런데 성경을 읽을 바에야 아예 영어로 읽으면 영어 공부에도 도움이 될 것 같아 영어 성경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다. 중학생이었으니 실력이 모자라 처음에는 하루 한두 절밖에 읽지 못했다. 그러나 매일 꾸준히 읽으니까 실력이 늘어나서 점점 더 많이 읽게 되고 고등학교 2학년 때 신구약 성경 전체를 영어로 다 읽을 수 있었다.
내친 김에 고딕체로 인쇄된 독어 성경을 구해서 읽기 시작했는데 대학교 2학년 때 다 끝냈다. 물론 제대로 이해하진 못했겠지만 그렇게 매일 꾸준히 읽은 성경은 나의 신앙과 영어 및 독일어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자녀, 손녀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권했지만 듣는 것 같지 않다.
비교적 어렸을 때 교회생활을 시작해서 그런지 나의 신앙은 마치 모태신앙과 비슷한 양상을 띠게 되었다. 물론 고등학교 시절에 갑자기 생겨난 회의감 때문에 심각한 신앙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나에게는 어느 때라 꼭 찍어서 말 할 수 있는 회심 사건은 없었다. 그래서 다른 분들의 ‘거듭남’ 체험을 들으면 내가 정말 거듭난 사람인가 자문하기도 하고 두려운 생각까지 들곤 한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셔서 사랑하시고 나의 일생을 강제로 이끄셔서 그의 고귀한 사랑이 나의 삶을 한 없이 가치 있게 만드신다는 것을 믿고 항상 감사한다. “교회 한 번 가 보자”는 친구 신용도의 권유가 나의 삶 전체를 이렇게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할 뿐이다.
정리=유경진 기자 ykj@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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