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컷] 넷플릭스 대형 투자, K콘텐트 키우려면…
방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글로벌 OTT 업체 ‘넷플릭스’에 향후 4년간 K콘텐트에 대한 25억 달러 투자를 약속받았다. 넷플릭스가 2016년 한국 진출 후 지난해까지 총투자금의 2배 규모라고 한다. 환영할 성과지만, 여기서 머물면 안 된다. K콘텐트의 경쟁력 강화와 맞물려 우리가 얻어낼 손익 계산서를 두드릴 시점이다.
넷플릭스는 이미 지난 1월, 역대 최다치인 34개 K콘텐트가 포함된 올해 신작 라인업을 발표했다. ‘오징어 게임’ ‘더 글로리’ 등 한국 드라마·영화가 90여 나라에서 흥행 톱10에 들었다면서다. 넷플릭스가 투자 폭을 넓힌 것도 K콘텐트의 이런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재확인했기 때문이다.
K콘텐트가 재주 넘는 곰이 되지 않으려면 이런 기회가 산업 전반에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한 제도적·정책적 노력이 시급하다. 코로나19으로 고사 위기에 처한 일부 창작자·영화관을 포함해서다.
한 예로 프랑스 정부는 지난해 법으로 정한 홀드백(극장 개봉 이후 온라인 공개까지 기간)을 단축하는 대가로 넷플릭스가 연간 수익 일부를 극장 개봉 영화를 비롯한 자국 콘텐트에 재투자하도록 계약했다. 아르헨티나는 넷플릭스에 작품이 서비스될 때마다 국적을 불문하고 해당 창작자에게 보상금이 돌아가도록 저작권법으로 보호하고 있다. 한국은 관련법이 미비해 창작자들이 못 받고 있는 돈이다. 넷플릭스 CEO 테드 서랜도스는 이번 투자 결정 배경을 “한국 창작업계에 대한 믿음”이라 했다. 빼어난 창작자가 계속 유입돼야 K콘텐트도 성장할 수 있다. 그러려면 제대로 된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한 때다.
나원정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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