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일부 도로에 강력접착”…獨 환경단체 황당 점거시위

도로 30여 곳 교통 마비…구급차 출동도 어려워
경찰, 인력 500명 동원…기후활동가 40여명 연행
환경단체 “요구조건 받아들여질 때까지 저항할 것”

독일 기후활동가들이 24일(현지시간) 베를린 시내 주요 도로 30여곳에서 도로점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강력접착제로 손을 도로에 붙이는 등 기상천외한 방식으로 시위를 이어나갔다.

독일 DPA 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Letzte Generation)’ 소속 기후활동가들은 이날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면서 자기 몸 일부를 도로에 접착하는 형태로 시위를 전개했다.

이들 시위로 30여곳의 교통이 마비되면서 15대 이상의 구급차가 현장 출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차량 운행이 차질을 빚자 분노한 시민들이 일부 활동가들의 머리채를 잡아 도로 밖으로 끌고 나오는 등 공격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했다.

베를린 경찰은 기후활동가들을 도로에서 떼어내기 위해 약품 및 장비를 이용해 도로 일부를 잘라내야 했다. 또 현장에 인력 500명을 투입해 도로에 접착한 기후활동가 40여명을 연행했다.

독일 환경단체 ‘마지막 세대’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요구조건이 받아들여 질 때까지 독일 수도 베를린을 마비시키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들은 2030년까지 독일이 모든 화석연료 사용을 중단하고, 고속도로 운행 시 최고속도를 100㎞로 제한해 운송 배기가스를 줄일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정부는 환경 파괴를 막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지 않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더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강하게 저항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슈테펜 헤베슈트라이트 독일 정부 대변인은 이에 “독일 정부는 그 어떤 정부보다 기후 보호를 위해 많은 조처를 했다”면서 “공공질서의 대대적인 방해가 기후 보호에 이바지할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선예랑 인턴기자 onlinenews1@kmib.co.kr

국민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