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1조 배상’ 폭스뉴스, 간판 앵커 해고

서유진 2023. 4. 2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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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미국 대선이 조작됐다는 ‘개표기 조작 사건’ 음모론을 확산시켜 개표기 업체에 1조원을 물게 된 폭스뉴스가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간판 앵커 터커 칼슨(53)을 사실상 내쫓았다.

터커 칼슨

폭스뉴스는 2016년부터 ‘터커 칼슨 투나잇’을 진행해온 보수파 정치평론가 겸 스타 앵커인 칼슨과 계약 해지를 24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는 2020년 미 대선 직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하자 “개표기를 조작해 트럼프를 떨어트렸다”는 음모론을 적극적으로 방송에서 전파했다. 칼슨은 폭스뉴스가 미국 내 시청률 1위 방송을 달성하는 데 공을 세웠지만, 그의 과도한 정치적 발언에 폭스뉴스가 부담스러워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그러다가 지난 18일 폭스뉴스가 ‘개표기 조작’ 사건과 관련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한 개표기 업체 도미니언에 7억8750만 달러(약 1조원)를 배상하기로 합의하면서 칼슨의 거취가 결정됐다는 후문이 나온다. 언론 보도와 관련한 명예훼손 소송 배상액 중 역대 최대다. 특히 이번 소송에 증인으로 참석했던 칼슨이 폭스뉴스 측을 강하게 비판했다는 사실이 회사 측에 알려지면서 ‘괘씸죄’로 잘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돈 레몬

CNN도 이날 17년간 일한 간판 앵커 돈 레몬(57)을 해고했다. 레몬은 지난 2월 공화당 대선주자 경선 출마를 선언한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 대사의 ‘75세 이상 정치인의 정신 능력 검사 의무화하자’는 발언을 비판하던 중 “여성은 20~30대, 혹은 40대가 전성기”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는 “레몬의 성차별적 발언이 CNN 경영진의 결정에 결정적인 이유가 됐다”고 전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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