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전해철 환노위원장, 소속당이 밀어붙인 노란봉투법 직회부 제동
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를 건너뛰고 본회의에 직접 올리려 했던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에 제동이 걸렸다. 민주당 소속인 전해철 환노위원장이 여야에 추가 협의를 요구했다.
25일 국회에서 열린 환노위 전체회의에선 여야가 노란봉투법 본회의 직회부 여부를 놓고 충돌했다. 민주당과 정의당은 “국회법 절차대로 이제는 결정할 필요가 있다”며 직회부를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법사위가 지금 법안을 계속 심사 중이어서 반대한다”고 밝혔다.
쳇바퀴 돌던 공방을 잠재운 건 전해철 위원장이었다. 전 위원장은 오후 회의에서 “여야 간사는 다음 전체회의 때까지 이 안건에 대해 계속 협의해 달라”고 요구했다.
방송법 권한쟁의심판이 헌법재판소에서 진행 중인 점이 이날 노란봉투법에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의결된 방송법 개정안 직회부 요구안에 대해 지난 14일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국회법은 법사위가 ‘이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으면’ 직회부가 가능하다고 규정했는데, “방송법은 제2 법안소위에서 계속 심사 중인 법률로, 이유 없이 심사를 마치지 않은 법안이 아니다”는 게 국민의힘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노란봉투법에 대해서도 “법사위가 계속 심사 중인 법안”(임이자 의원)이라며 사실상 헌재로 가져가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정의당과의 관계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와 이은주 정의당 원내대표는 오는 27일 본회의에서 ‘50억 클럽’ 특검법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하기로 합의했다. 패스트트랙 지정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정의당이 원하는 노란봉투법과 민주당이 원하는 쌍특검법의 처리를 위해서는 상대 당의 협조를 이끌어내야 하는 상황이다.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법사위에서 지난 토요일(22일)에야 계류기간이 60일이 지났다”며 “법사위 진행 상황과 환노위에서 합의가 가능한지 여부 등을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법사위·환노위 여야 간사에게도 (협의를) 독려했다”고 말했다. 다만 전 위원장은 “환노위에서 충분히 논의해 위헌 소지 등을 불식할 수 있는 안을 만들었다”며 “다음 회의 때까지 실효성 있는 조치가 없으면 국회법에 따른 조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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